어디까지나 ‘유 퀴즈’의 주인공은 일상 속 자기님들이지만, 이런 포맷이 무사히 정착할 수 있었던 데는 유재석, 조세호 두 자기들의 안정적인 진행이 있었다. 구태여 재미를 위해 과장하거나 보태지 않는 담백한 화법이 자기님들을 편하게 만들어줬기 때문.
“이천 편에서 사슴농장 운영하시던 어머니가 ‘이런 이야기를 아들한테는 해본 적이 없다’고 하셨어요. 아들이 눈물이 많아서 울까봐 못한다고 하셨거든요. 유재석, 조세호씨한테는 평생 털어놓지 않았던 이야기를 해주신 거잖아요. 그때 또 한 번 느꼈어요. ‘우리 출연자들이 처음 만난 사람이 속 이야기를 할 만큼 친근하면서도 적당한 심정적 거리를 유지해주는구나’. 방송이 끝나고 그 아드님이 제작진한테 연락을 주셨대요. 어머니 인생을 다 알지 못했다는 생각을 늘 해왔는데 맞춰지지 않은 퍼즐 한 족이 맞춰진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감회가 남달랐어요”
두 자기의 티키타카는 ‘유 퀴즈’의 또다른 관전포인트. 특히나 SBS공채 개그맨으로 시작해 예능인 채색이 강했던 조세호의 보다 유연한 진행실력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유재석의 망붕시리즈 등 웃음 요소가 더해지며 잔잔하지만 결코 지루한 감 없는 ‘유 퀴즈’만의 색이 완성됐다.
“유재석씨는 프로그램 기획할 때부터 대안을 생각하지 않았어요. 유재석씨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거리가 프로그램을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의 반 이상을 좌우한다고 보거든요. 대화를 이끌어가는 부분에 있어서도 정말 배려가 깊으세요. 저희도 그 부분에 있어서 ‘이 분들의 삶을 왜곡하지 말아야 겠다’하게 되요. 조세호씨의 존재가 주는 안정감도 커요. 겉보기엔 조세호씨가 유재석씨한테 많이 의지를 하는 것 같지만, 심리적으로는 유재석씨도 조세호씨한테 의지를 하고 있다고 보거든요. 조세호씨는 시민분들과의 케미가 남달라요. 외모적인 케미도 그렇고, 시민분들이 별명을 많이 지어주셔서 유재석씨가 그걸 즐거워하기도 하고요”
가장 일상적인 시민들의 타임테이블에 맞춰 아침 9시에 촬영을 시작해 오후 6시에 마무리한다는 ‘유 퀴즈’. 하지만 추운 겨울동안은 잠시 시청자 곁을 떠나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게 됐다. 이에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당부의 말이 있는지 물었다.
“짧은 방학이라고 표현하기도 했고, 겨울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봄부터 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한 준비를 많이 하게 될 거 같아요. 답사도 많이 다녀올 계획이에요. 프로그램에서 시청자 분들이 좋아해주셨던 부분들은 더 확장해 나가고, 또 스스로 돌아봤을 때 아쉬웠던 부분들은 소소한 변화를 주려고요. 다시 돌아왔을 때 더 반겨주실 수 있게끔, 그런 노력들을 하다보면 금방 시간이 올 거 같아요. 여전히 만나야 할 분들이 많기 때문에 조금 기다려주시면 곧 찾아뵐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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