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크러쉬는 이번 앨범에서 '고막남친'X'고막남친' 조합을 완성하기도 했다. 데뷔 최초로 딘과 듀엣을 시도했고, 자이언티와는 4년만에 재회했다.

크러쉬는 딘과의 작업은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채 이뤄졌지만, 결과는 만족한단다. "그 음악에 딘의 목소리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크러쉬와 딘이 만났을 때 어떤 하모니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측면에서 협업하게 됐다.

같이 만나서 한 작업은 아니다. 편곡은 어느 정도 끝내고 딘 부분은 딘이 녹음해서 보내줬다. 순조롭게 메일로 진행했다. 서로 바빠서 얼굴을 못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와의 밸런스와 하모니를 잘 알고 있어서 완성도 있게 나왔다."

자이언티와 작업한 '잘자'는 반려견을 바라보며 쓴 곡이다. "내 반려견이 6살이다. 동고동락하면서 이 친구와 교감을 많이 하고 있다. 제 삶의 원동력이다. 강아지가 자는 모습이 편안해보였다. 이 강아지를 보면서 썼지만, 먼 훗날 가정을 꾸리고 2세를 낳았을 때 아들에게 아빠가 음악가였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걸 음악으로 들려주는 게 맞겠다 싶어서 만들게 된 노래다."

그러면서 크러쉬는 "자이언티 형이랑 작업하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잘자'라고 이야기하는게 누구나한테 잘자라고는 할 수 있지만 특별한 대상을 찾아보자는 접근이 있었다. 그런 포인트와 키워드가 나온 것 같다"고 비화를 전했다.

크러쉬는 자이언티와 7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무명시절 언더에서 활동하던 크러쉬가 자이언티에게 자신의 음악을 보내면서부터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됐다. 현재는 같은 피네이션 소속이기도 하다.

크러쉬는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못 보고 연락도 잘 못 했는데 이번 작업을 계기로 연락 자주 했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사람 같다. 형이랑도 4년만의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서로 어떤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야하는지 잘 파악하고 있었다. 되게 행복한 분위기에서 작업한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크러쉬는 지난 7월 현재 소속사 페이이션과 전속계약을 맺으며 싸이와 함께하고 있다. 싸이와 평소 친분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대화가 잘 통했단다.

"싸이 대표님은 대화가 잘 통하는 분이다. 계약 문제를 하기 위해 만난 것은 아니고 편하게 만났는데 방향성이나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 많은 조언과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다. 되게 자연스럽게 계약을 하게 됐다. 꼼꼼하고 세심하신 분인 것 같다.

작업 환경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원래 작업실에서 작업하고 음악을 만드는 부분에 대해서는 큰 변화가 없다. 회사 옮기면서 큰 동기 부여가 됐다. 굉장히 많은 지원을 해주셔서 저한테는 큰 동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신생이라 불안한 것은 없었다."

회사도 옮기고, 생활 습관도 바꿔가면서 크러쉬가 지향하고 있는 미래는 '음악인으로서 건강하게 오래 활동하는 것'이다. 크러쉬는 "이번 앨범이 내 음악 인생의 2막을 여는 앨범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 앨범을 통해서 제가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나아가서 발전할 수 있는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최근 조금 더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20대는 열정 가득하고 패기 넘치고 욕심 많았던 감정들이 음악 안에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불과 2-3년 전에 발표한 노래를 지금 들으면 힘이 많이 들어간게 느껴진다. 잘 해야한다. 난 잘하는 뮤지션이라는 강박이 느껴진다. 그것보다 더 넓게 보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들려주고 싶다. 그러면서 30대가 넘어가도 영함을 유지하고 싶고 자유분방하고 싶고 많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면서 크러쉬는 자신을 대중에 각인시킨 드라마 '도깨비' OST '뷰티풀'과 관련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한 노래인데 이 노래를 처음 발표하고, 사랑이 점점 커지다보니 부담감도 커졌다. 그 노래를 부를 때 굉장히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부담감이 커지더라. 지금은 효자라서 무반주로도 불러 제끼지만(웃음)"이라며 웃었다.

"과거의 나를 돌아보면 많이 경솔했던 것 같다. 지금은 내 노래를, 내 음악을 많은 사람들한테 들려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 팬분들이 교감해주고 눈물흘리는 모습 보면 음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뮤지션으로서 잊혀지는 두려움보다 무대에 서지 못하는 상황이 더 안타깝다. 시간 나실 때 다른 것보다 이번 내 앨범을 첫번째 트랙부터 12번까지 정주행을 해봐주셨으면 한다. 스토리텔링과 여러 장치들이 앨범을 들으면서 그런 재미를 즐겨보시면 뿌듯할 것 같다."

사진=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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