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숙제로 남은 어린이생명안전법안을 재조명한다.

10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는 ‘어린이생명안전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부모들의 활동을 쫓으며, 법안의 험난한 입법 과정을 담는다.

지난 5월,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축구클럽 통학차량 사고로 아이 두 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아이들이 타고 있던 차량은 ‘어린이보호차량’ 스티커가 붙어있는 노란색 승합차였다. 어린이 통학버스는 법적으로 신고하게 되어있으며 어린이안전을 위해 보호자가 동승해야 한다. 하지만 축구클럽은 체육시설법상 어린이 통학버스 운행 신고대상이 아니며, 사고 차량은 ‘어린이 통학버스’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故 김태호 군의 부모는 이런 법의 사각지대가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어린이안전에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법으로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관리 대상이 아니라는 것. 그렇게 ▲어린이 통학차량의 범위를 확대하고 ▲어린이 통학차량 운행 시 어린이안전을 위한 차량관리 의무화 조항을 포함한 이른바 ‘태호·유찬이법’이 발의됐다.

입법 과정을 잘 몰랐던 태호 군의 부모는 법이 발의됐으니 순조롭게 법제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았다. 입법을 위해서는 우선 소관위원회 산하의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려야 하는데, 이는 정당 간 협의를 통해 개회된다. 정당 간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한다. 거기에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법안들이 워낙 많으니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일은 부지기수다.

방송을 앞두고 민식이법과 하준이법이 간신히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여전히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상임위에 묶여있는 법안들은 모두 국회의 임기가 만료되는 대로 폐기처분 된다. 어린이안전법을 위해 모인 부모들이 매일 같이 국회에 출근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더 이상의 어린이들이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린이 안전법을 통과시키려는 부모들의 눈물에 국회는 그동안 어떻게 답하였는가? 세상을 떠난 아이들의 이름을 붙인 가장 슬픈 이름의 법, 그 법들의 험난한 입법 과정을 담은 MBC <PD수첩’은 오늘(10일) 밤 11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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