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부산행’ 등 천만 관객을 모은 재난영화들의 바통을 이어받기 위해 연말 한국영화 BIG 3 두번째 주자 ‘백두산’이 나섰다. ‘백두산’은 기존의 재난영화 공식들을 탈피하면서 ‘인간’에 중점을 둔 이야기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왼손은 거들 뿐’이란 말이 있지 않나. 생생한 재난 비주얼이 재난 속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힘을 실어줘 ‘백두산’의 매력이 더욱 배가 된다.   

# 1PICK: 이병헌 X 하정우 남북 찐케미, 이 조합 찬성!

‘백두산’은 백두산 화산 폭발로 위기에 빠진 한반도를 구해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병헌과 하정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만나 각각 북한 리준평, 한국 조인창 역으로 찐케미를 보여준다. 포스터, 스틸, 예고편만 봤을 때는 다소 무거운 내용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백두산’은 두 배우 본연의 유머코드를 살리며 긴박한 순간만을 다룬 다른 재난영화와 차별점을 둔다.

이병헌은 북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때로는 웃음을 유발, 때로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리는 연기를 펼친다. ‘역시 이병헌’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하정우 역시 이병헌에 밀리지 않는다. 갑자기 북한으로 넘어가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해 최전선에 나서지만 감정을 폭발하지 않고 억누르며 조인창이 어떤 사람인지 단박에 말해준다. ‘쁘띠 쁘띠’, 드라마 ‘다모’ 등 두 사람의 대사와 애드리브가 분위기를 환기시켜준다.

# 2PICK: 신파 남북갈등·억지코드 無, ‘백두산’표 재난영화 탄생

재난영화들은 그동안 눈물바다를 이루는 신파를 앞세워 관객들의 감정을 건드렸다. ‘백두산’은 신파를 벗어던지고 눈물을 강요하기보다는 캐릭터들이 처한 상황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남북갈등도 찾아볼 수 없다. 북한과 관련된 인물은 등장하지 않으며 오로지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인 관계만을 영화 속에 집어넣었다.

‘백두산’은 백두산 폭발에 중점을 두며 이를 해결하려는 두 인물을 바라본다. 리준평과 조인창 모두 가족이란 공감대가 형성되며 이를 통해 서로 가까워지는 모습이 진행된다. 이 영화 안에서 뜻밖의 러브라인이 그려진다든지, 누군가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일은 없다. 그래서 ‘백두산’은 더욱 현실적인 재난영화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 3PICK: 마동석 X 전혜진 X 배수지의 영향력, 그리고 ‘아마겟돈’?

‘백두산’에 아쉬운 점은 마동석, 전혜진, 배수지의 영향력이 적다는 것이다.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해 직접 북으로 향하는 이들이 아니어서 그럴지 몰라도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기도 전에 마무리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마동석이 지적인 능력을 가감없이 발휘하지만 그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를 보는 내내 할리우드 영화 ‘아마겟돈’이 떠오른다. 가족이야기, 무언가를 해결해야하는 사건, 그리고 서로 맞지 않는 두 사람이 점차 가까워지며 사건에 맞닥뜨리는 것까지 말이다. 하지만 재난영화라면 비슷한 구석이 한두 가지 정도는 있기 마련. ‘백두산’은 생생한 재난현장과 비주얼 극강 CG 등을 자랑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우정, 믿음, 신뢰 이야기가 더 큰 울림을 준다. 러닝타임 2시간 8분, 12세 관람가, 12월 19일 개봉.

사진=‘백두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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