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경준이 무대에서 첫 발을 뗐다. 그간 주로 TV에서만 얼굴을 비추던 그가 뮤지컬 ‘보디가드’로 무대 연기자로 데뷔한 것. 강경준은 1990년대 흥행한 휘트니 휴스턴과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 ‘보디가드’를 각색한 동명의 뮤지컬에서 팝스타 레이첼 마론을 보호하기 위해 투입된 전직 대통령 경호원 프랭크 파머 역을 맡았다.

지난 10일 오후 공연장 LG아트센터 근처에서 젠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경호원으로 변신한 강경준과 만났다.

사진=CJ ENM

“저에겐 도전이었어요. 연기가 정말 배우고 싶었는데 배울 기회가 별로 없었거든요. 방송 연기에선 먼저 준비를 해가야 하는데 공연에선 배울 수 있는 자리가 있더라고요. 공연하면서 발성이나 발음을 신경 쓰게 해주셨고 연출 분들이나 회사에서도 많이 지원해주셨어요. 물론 가족들이랑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서 가족들에겐 미안한데 저한텐 큰 재산이 되고 있어요.”

2004년 방영된 '논스톱5'에서 데뷔와 동시에 주연을 꿰차며 얼굴을 알린 강경준은 드라마 '맨발의 청춘'(2006) '샐러리맨 초한지'(2012) '가시꽃'(2012) 등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다 ‘가시꽃’에서 상대역을 맡은 장신영과 5년 열애 끝에 결혼하며 스타 부부의 탄생을 알렸고 2년 전 함께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에 출연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쌓게 됐다.

훤칠한 키, 다부진 체격의 겉모습과는 달리 장난기 넘치는 장신영과의 케미와 더불어 아들의 탄생 소식에 눈물을 흘리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그가 동명 영화에서 케빈 코스트너가 연기했던 카리스마 넘치는 프랭크 파머가 된다니. 우려 반, 호기심 반의 시선이 공존했다.

사진=CJ ENM

“저도 최대한 영화를 많이 보면서 캐릭터를 연구했지만 전 케빈 코스트너를 따라할 수는 없었어요. 대단하신 분이고 그 분이 가진 매력과 제가 가진 매력이 달라요. 최대한 연출가 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연습하면서도 말투, 딕션 모두 하나하나 대본에 빼곡하게 적어놓고 분석했어요. 거짓말 아니에요.(웃음) 정말 연구를 많이 했고, 연출 분들이 노력해주셨어요. 서 있는 자세부터 목소리 연출 등 모든 걸 다 잡아주시더라고요. 점점 ‘프랭크다워졌어‘ ’좋다’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믿고 따라서 도움이 많이 됐죠.”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추는 레이첼 마론 역에는 색깔이 다른 4명의 디바진이 자리한다. 김선영, 박기영, 손승연, 해나까지 세대를 넘나드는 4명의 배우는 서로 다른 매력의 소유자다.

“먼저 저는 김선영이라는 사람을 대배우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대단한 사람인 거 같아요. 같이 공연하다 보면 그런 부분이 느껴져요. 그래도 선영누나도 공연을 앞두고 긴장하더라고요. ‘이런 사람도 떠는데 내가 떠는 건 당연한 거구나’ ‘나는 노래도 없고 춤도 없는데 누나는 진짜 많이 떨리겠구나’ 마음을 다잡게 됐어요.“

사진=CJ ENM

“그리고 승연이는 노래에 미쳤어요. 너무 잘해요. 무대 옆에 마이크 생소리만 나는 스피커가 있는데 그걸로 들어도 CD를 틀어놓은 거 같아요. 거짓말이 아니예요.(웃음) 막내 해나는 같이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동생이에요.

레이첼이 대사나 춤, 노래 뭐든 많아서 해나가 방전될 때가 있어요. 저까지 못 버티면 안 되겠구나 싶어서 연기적으로 버티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해요. 물론 노래는 너무 잘하고요. 열심히 해서 귀여워요. 기영 누나는 전부터 좋아하던 가수에요. 아직 공연을 못 올렸는데 어서 같이 오르고 싶어요.“

무대 데뷔를 통해 폭 넓은 연기를 선보이게 된 강경준은 배우로선 성장하고 있지만 아빠, 남편으로선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와이프(장신영)도 공인이니까 공연을 보러 오면 사람들이 알아보잖아요. 끝나고 나갈 때 그래도 ‘남편이 잘한다’ ‘좋았다’는 얘길 듣고 싶지, 별로라는 말은 좀 그렇잖아요. 그래서 정말 노력했어요. 둘째 아이도 태어났고요. 인터넷이 발달해서 안 좋은 평가가 올라오면 아이들이 볼 수 있잖아요. 그게 너무 싫어서 정말 진짜 거짓말 안 하고 열심히 했어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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