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주축으로 형성된 '지브리 스튜디오'는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와 감동적인 스토리로 '월트디즈니' '드림웍스'와 함께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만화영화는 손수 그린 배경작화가 아름답기로 유명해 만화의 모티브가 된 배경지에 가보고픈 마음을 들게 한다. 실제로 가면 더 아름다울 지브리 애니의 배경지를 소개한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배경지가 된 명소들 - ①

 

 

 

두브로브니크 아드리아 해안 / 붉은 돼지(1992)

'붉은 돼지'는 제 1차 세계 대전 당시 참전했던 공군 조종사가 전쟁에 회의를 느끼고 스스로 돼지가 된, 한 현상금 사냥꾼의 이야기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중년이 된 자신을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소개한 이 작품은 비행기를 좋아하는 하야오 본인의 취향이 잘 드러나있으며, 마찬가지로 하야오가 자주 쓰고 좋아했던 지역인 크로아티아가 끼고있는 아드리아해를 그대로 옮겨담았다.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로 선정된 아드리해는 '아드리아의 진주'라 불린다. 크로아티아의 성채도시 두브로브니크에서 내려다보면 신기루처럼 떠있는 아드리아해가 보인다. 섬·반도·만 등 굴곡이 심한 해안선을 형성하여 변화가 심하며 부근의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지중해성 기후여서 여름에는 해수욕장, 겨울에는 피한지를 찾는 많은 관광객이 모여든다. 

 

 

야쿠시마섬 / 원령공주(1997)

자연 및 인간의 대립과 화해, 사랑과 생명의 문제를 다룬 애니메이션으로 개봉 당시 전국의 극장 앞이 아비규환이 되었던 작품이다. 시대적 배경이 고대 일본 숲인만큼, 문명이 닿지 않아 자연의 태곳적 모습을 담고있는 야쿠시마섬의 구석구석을 배경지로 삼았다.

 

1993년 산호초로 에워싸인 자그마한 이 섬은 생물학적 다양성과 경관의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일본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야쿠시마 섬에는 1,000미터 이상의 화강암 봉우리가 40개가 넘는데다,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서식지가 분포해 있다. 고산 지대에는 침엽수림이 울창하며 아고산대 식물도 많이 발견된다.

 

 

지우펀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일본의 온갖 정령들이 모여드는 온천장을 배경으로 소녀 치히로의 모험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자연 친화적인 세계관, 황금만능주의, 전통적 가치에 대한 화두 속에서 치히로의 성숙한 변화가 펼쳐지는 성장영화다. 일본의 온천 문화를 보는 재미 또한 쏠쏠했는데, 만화의 배경지는 대만의 지우펀이라고 한다.

 

tvN 예능 '꽃보다 할배' 촬영지기도 했던 지우펀은 신베이 루이팡(Ruifang) 지구에 있는 작은 산골 마을이다. 1893년까지는 고립된 마을이었으나, 이 지역에서 금맥이 발견되고 금광으로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마을이 발달하게 되었다. 특히 일제 강점기에 호황을 누렸으며 오늘날까지 당시에 지어진 일본식 건물들이 남아 있어 중국과 일본의 문화가 결합된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콜마르 마을 /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아름다움으로 중무장해 덕후를 쓸어모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영문도 모른 채 마녀의 저주로 인해 할머니가 된 소녀와 미모를 가진 마법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가장 아름다운 유럽의 모습만을 담아 만화를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만화의 주배경지는 프랑스의 콜마르 마을이다.

 

프랑스 북동부 알자스주의 대표 여행지인 콜마르는 스위스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다. 동화마을로 유명한 콜마르는 16세기 알자스 지역의 옛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한 도시다. 중세에서 시간이 멈춘 듯 고풍스런 풍경으로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돌 조각이 촘촘히 박힌 좁은 골목, 아름다운 간판이 걸린 파스텔 톤 건물, 운하를 따라 늘어선 카페 등. 동화 같은 구시가지를 걷다보면 프랑스 소도시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인턴 에디터 이유나 misskendrick@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