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영된 JTBC ‘슈가맨- 투 유 프로젝트’에 90년대 눈부신 활약상을 보인 3인조 밴드 모노가 출연, 꽃미남 보컬 김보희의 방부제 외모로 화제를 모았다. 90년대 이후 꽃 같은 외모는 물론, 외모에 가려지지 않는 실력까지 소유한 꽃미남 밴드 계보를 정리했다.

 

1. 모노(1993)

 

팀의 ‘얼굴’과 ‘보컬’을 담당하던 김보희, 밴드의 작곡을 담당했던 키보드의 박정원, 기타의 이홍래로 구성된 3인조 밴드. 얼굴 뿐 아니라 목소리까지 고와서 여성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넌 언제나’와 ‘파라다이스’가 대표곡. 물흐르듯 곱게 터져 나오는 보컬 뿐 아니라 김보희의 장발과 트렌치 코트, 워커가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왕성한 활동을 하던 중 김보희의 교통사고로 잠정적 활동 중단을 맞고 이후 무대에 서지 못했다. ‘넌 언제나’는 동방신기, 박효신에 의해 리메이크됐다.

 

2. 걸(1995)

 

90년대 중반 모던록 중흥기를 연 5인조 밴드이자, 흥겹고 반복적인 리듬과 깔끔한 무대매너의 꽃미남 밴드 시대를 연 주역. 헤비메탈과 하드록이 기세를 잃어가던 1990년대 초반의 록 신을 완전히 새롭게 리모델링했다.

 

잘 손질한 헤어스타일과 깨끗한 외모, 모즈록 스타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97년 2집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다, 군입대와 팀불화 문제에 부딪히면서 주춤했다. 김세헌(보컬) 김성하(기타) 최기호(기타) 정훈(베이스) 장세원(드럼)의 원년 멤버는 3집에서 김성하만 남기고 총 4집을 발매했다. 

 

3. 이브(1998)

 

98년 걸의 김세현이 팀을 탈퇴하고 만든 4인조 프로젝트 밴드. 자신의 전신이던 걸과 차별화하기 위해 김세헌은 진한 메이크업과 스키니한 가죽 팬츠 등 비주얼 록으로 밴드의 컬러를 선회했다. 아이돌과 한 무대에서 순위 경쟁을 하는 진한 메이크업의 록 밴드는 많은 이의 기억에 남아있다.

 

비주얼 록 뿐 아니라 밴드 멤버들이 곡을 쓰고 연주를 하는 전통적인 록 밴드의 역할에서 팀내 프로듀서가 셀프 마케팅한 그룹으로도 시초가 됐다. 1집부터 4집까지 고릴라가 몸담은 시절 내놓은 곡들은 이브의 대표곡이라고 해도 될 만큼 다채로웠다. ‘너 그럴 때면’ ‘너에게로 날다’ ‘시간에 기대어’ 등 서정적인 곡들로 인기를 끌었다.

 

4. Y2K(1999)

 

글로벌 모드를 타고 탄생한 한일 합작그룹. 3명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팀명을 짓고, 99년부터 2002년까지 활동했다. 기간은 짧지만 합작그룹이라는 태생, 뻬어난 외모와 연주실력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인 고재근과 일본인 형제(마츠오 유이치, 마츠오 코지)로 구성된 이들은 총 3장의 정규 앨범을 내놨고, 출연 프로마다 여자 스타들의 구애를 받는 등 높은 인기를 누렸다. 데뷔곡 ‘비련’보다 후속곡 ‘헤어진 후에’가 빅 히트를 기록했지만 3년간의 팀 생활을 끝내고 각자 활동에 들어갔다.

   

5. 버즈(2003)

 

2000년대 꽃미남 밴드 열풍의 시작은 ‘쌈자신’ 민경훈이 속해있는 버즈였다. 버즈는 본래 2000년에 결성된 인디에서 활동하던 밴드였으며, 2002년 민경훈으로 보컬을 교체 후 이듬해 정식 데뷔했다.

 

김예준(리더, 드럼), 윤우현(기타), 신준기(베이스), 손성희(기타), 민경훈(보컬)로 ‘겁쟁이’ ‘가시’ 등 록 발라드로 큰 사랑을 받았다. 최전성기였던 2005~6년에는 학생 및 군인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전국의 노래방 순위권을 온통 자신들의 노래로 도배했다. 이후 멤버들의 군 입대 문제로 잠정 해체됐고, 이후 윤우현이 새로운 보컬 나율, 민대홍과 함께 ‘버즈 2기’로 활동하다가 2014년 ‘8년만에 여름’을 통해 재결합했다.

  

6. FT아일랜드(2007)

 

버즈의 뒤를 이어 FT아일랜드가 꽃미남 아이돌 계보를 이어갔다. 팀명인 FT아일랜드는 ‘Five Treasure Island’의 약칭으로, 5개의 보물섬을 뜻한다. 2007년 FT 아일랜드 1집 ‘Cheerful Sensibility’타이틀곡 ‘사랑앓이’로 데뷔했다.

 

데뷔 당시 평균 나이는 17.4세로 풋풋했다. 최종훈(리더, 기타, 키보드), 이홍기(메인보컬), 이재진(베이스, 보컬), 최민환(드럼), 송승현(기타, 보컬, 랩) 5인으로 구성됐으며 멤버 모두 개인 팬덤이 강하게 형성됐다. 데뷔 초 어린 나이와 출중한 외모 덕에 주로 어린 여성들의 지지를 얻었지만, 데뷔 7년차인 지금은 폭넓은 팬층을 확보했다. 특히 최근 발매한 5집'I WILL’에서 음악적 변신을 시도해 새로운 팬들도 다수 챙겼다.

 

7. 씨엔블루(2010)

 

FT아일랜드의 형제 밴드 씨엔블루의 팀 명칭은 'Code Name is BLUE'로 멤버들의 개성을 영문으로 표기한 단어들이다. 이종현(Burning), 강민혁(Lovely), 이정신(Untouchable), 정용화(Emotional)에서 앞글자를 따왔다.

 

데뷔곡인 ‘외톨이야’가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입지를 다졌다. 처음엔 메인 보컬 정용화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지만, 이후 4명 모두 드라마에 출연할 만큼 인기가 치솟았다. 데뷔 당시 평균나이는 20.7세로 각각 정용화(리더, 기타, 메인보컬, 랩), 이종현(기타, 보컬), 강민혁(드럼), 이정신(베이스, 랩)을 맡았다. 핸드싱크, 표절 논란이 있었음에도 역량을 인정받았고, 특히 정용화는 씨엔블루 앨범에 작사/작곡에 참여하면서 실력파 밴드로 진화하고 있다.

  

8. 정준영 밴드(2015)

 

씨엔블루 이후 꽃미남밴드는 가요계에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러던 중 2015년 혜성처럼 정준영밴드가 나타났다. 정준영밴드는 아이돌밴드 레드애플 소속으로 음악을 해왔으며, ‘슈퍼스타K4’에서 존재감을 뽐냈던 정준영이 결성한 밴드다. 정준영(보컬), 조대민(기타), 정석원(베이스), 이현규(드럼)의 실력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았으며 정규 1집 ‘일탈다반사’의 전곡을 정준영이 작곡해 화제를 모았다.

 

9. 엔플라잉(2015)

메이저 가요기획사 FNC에서 지난해 출격시킨 신인 4인조(이승협 권광진 차훈 김재현) 밴드. 데뷔곡 ‘기가 막혀’, 슬로우 템포의 이별 노래 ‘론리’, 베이시스트 권광진의 자작곡 ‘올인’으로 가능성을 타진했다.

 

지난달 일본에서 첫 번째 싱글 ‘노크노크’를 발표했으며 일본 인디즈 활동곡인 ‘배스킷’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현지 매체들은 “한국의 4인조 꽃미남 밴드는 6개월간 일본에서 언어를 익히고 공연을 하는 등 준비를 충분히 해왔다”며 뜨거운 관심을 내비친 바 있다.

 

10. 마스 0094(2015)

 

1994년생부터 2000년생으로 이뤄진 풋풋한 5인조 밴드 M.A.S 0094는 ‘실력파 비주얼 밴드’ ‘개념밴드’란 애칭을 달고 다닌다.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자선 버스킹과 광복 70주년 기념 애국가 플래시몹 등의 활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헌정곡 ‘나비, 꽃을 찾다’ 이후 6개월 만인 22일 첫 미니앨범 ‘필링 굿 데이’(25일 발매)의 선 공개곡 ‘15초 후’를 선보였다. 히트 작곡가 서용배가 이들의 긍정 에너지를 모티프 삼아 만든 곡이다.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고백하러 가는 남학생의 떨리는 심정을 15초라는 시간으로 표현한 록 댄스 넘버다.

 

에디터 안은영 송문선 eve@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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