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하정우의 입담은 ‘백두산’ 제작보고회, 시사 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백두산’ 배우들의 별명을 하나씩 지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만큼 하정우가 동료 배우들을 세심하게 관찰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하정우가 동료 배우들을 어떻게 생각하며 작업하는지 별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최근에 제가 ‘백두산’ 배우분들의 별명을 지어 말씀드렸는데 다 전형적인 별명들이어서 특별한 걸 찾고 있어요. 병헌이 형은 예전에도 말했듯이 ‘토이스토리’ 버즈 닮았어요. 그리고 연기 잘하시니까 ‘연기 머신’ ‘연기 기계’라고 하고 싶어요. 테이크마다 똑같은 에너지를 발산하시고 힘도 정말 세세요. 제가 20대 같다고 말할 정도예요.”

“(배)수지와의 부부 연기는 부담 없었어요. 대사들이 조금 오글거려서 제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되긴 했지만요. 수지가 나이에 맞지 않게 되게 털털하고 센캐예요. 대범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별명이 ‘배회장’이죠. 회장님 마인드가 있어요. 여유있게, 담백하게 연기하는 힘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제가 감히 평가할 수 없지만 앞으로 좋은 배우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정우는 배우이자 제작자, 감독이다. 한국영화계에서 다양한 직업을 가진 배우가 흔치 않다. 그가 독립영화를 발판삼아 충무로 대표 배우가 된 것을 잊지 않고 있다. 현재 한국영화계 신인감독, 신인배우들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그들이 제대로된 과정으로 성장하길 바랐다.

“중저예산 영화 당연히 하고 싶죠. 요즘 그런 영화를 만나기가 어려워요. 독립영화계에서 잘 된 감독이 바로 큰 영화로 데뷔하잖아요. 윤종빈 감독이 단계별로 성장했듯이 주목받는 감독들도 한단계씩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제작사를 차려 중저예산 영화들을 만들고 있죠. ‘클로젯’도 중간급 규모예요. ‘클로젯’은 호러성 스릴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데 제가 이런 장르에 출연하는 건 처음이에요. 무언가를 보고 놀라는 연기가 힘들더라고요.”

“연출을 오래 쉬어서 언젠가는 하고 싶은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어요. 일단 ‘보스턴 1947’ 촬영을 마무리 짓고 그 이후 김성훈 감독과 모로코 가서 4개월 동안 촬영을 해야해요. 또 윤종빈 감독과는 도미니카 공화국 가서 ‘수리남’이란 영화를 4개월 찍어요. 내년엔 거의 해외에 있겠네요. 최근에 수지씨가 ‘배가본드’ 촬영 때문에 모로코를 갔다왔으니 한번 그곳 사정을 물어봐야겠어요.”

‘백두산’으로 연말연초를 보내는 하정우는 2020년 경자년에도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 그는 내년에도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걷기라는 취미도 소홀히 하지 않을 생각이다. ‘백두산’ ‘클로젯’ ‘보스턴 1947’ 등으로 이어지는 하정우의 내년 영화들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작년에 ‘PMC: 더 벙커’ 관객수를 보면서 충분히 깨달은 게 많아요. 그 영화 촬영을 맡은 김병서 감독이 ‘백두산’을 찍었고요. 작품할 때마다 잘 될 순 없잖아요. 잘 안 되면 속상하지만 지나고 보면 또 하나의 작품으로 남는 거죠. ‘신과함께’ ‘PMC’ ‘1987’ 모두 저한테는 소중한 작품들이에요.”

“2015년부터 걷기모임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어요. 유튜브로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구독자수가 확 늘어나진 않고 있어요. 1월 1일자로 ‘보스턴 1947’을 같이 촬영하고 있는 배성우 형을 영입하고 싶은데 아직 확답을 받지 못했어요. (임)시완이도 생각해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LA에서 (장)기용이를 만났는데 걷기모임에 나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곳에서 짧게 만났지만 같이 걸으면서 밥도 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새해에는 걷기모임도 잘 됐으면 좋겠네요. 저의 새해 계획은 구정 때 브리핑 하도록 하겠습니다.(웃음)”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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