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축구팬들을 사로잡은 이벤트가 참 많았다. 2019 U-20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FIFA 주관대회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고 형들인 벤투호는 2019 동아시아연맹(EAFF) E-1 챔피언십 사상 최초 3연패, 개최국 우승을 달성했다. 이외에도 K리그1 전북 현대 극적인 역전 우승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 손흥민을 빼놓고 2019년을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손흥민의 2019년은 정말 다이내믹했다. 2020년을 맞이할 그의 올해 UP & DOWN을 알아본다.

사진=연합뉴스

# DOWN: 2019 아시안컵 8강 탈락, 주장 손흥민 쓸쓸한 퇴장

손흥민이 또 한번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2011 아시안컵에서 막내로 대표팀에 합류했던 손흥민은 8년 뒤 대표팀 주장이 됐다. 그는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빠듯한 일정을 보낸 뒤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 중국전부터 대표팀에 합류했다. 황의조와 김민재의 골로 16강에 진출한 한국은 바레인을 꺾고 8강에서 카타르를 만났다. 하지만 경기를 주도하고도 뼈아픈 실점을 허용하며 0-1 패배. 손흥민의 아시안컵 도전기도 다시 끝을 맺게 됐다.

사진=토트넘 인스타그램 캡처

# UP: 토트넘 올해의 선수, 이젠 에이스 손흥민

손흥민은 2018-2019시즌 EPL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31경기 출전해 12골 6도움을 기록한 그는 토트넘 팬들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 ‘올해의 골’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토트넘 감독 지휘 하에 손흥민은 매 시즌 성장했고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많은 경기 출전 못 하는 상황에서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를 담당하며 골잡이 능력을 마음껏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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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 손흥민, ‘꿈의 무대’ 밟다!...박지성 이어 한국인 선수 두 번째 챔스 결승行

토트넘 올해의 선수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 손흥민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토트넘의 구단 사상 첫 결승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특히 8강 맨체스터 시티와의 1, 2차전에서 총 3골을 집어넣으며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새 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EPL 1호골, 챔피언스리그 1호골 주인공이다. 비록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에 0-2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손흥민의 활약으로 결승전 당시 한강에 응원 물결이 몰렸으며 극장에서도 결승전 방송 등 국내 팬들을 잠 못 들게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DOWN: 손흥민-에이전트, 10년 신뢰 깨진 사연은?

지난 11월 손흥민이 이메일로 에이전트 스포츠 유나이티드와 결별을 선언했다. 에이전트사는 “계약서가 존재한다”고 결별설에 반박했지만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씨가 직접 나서 “계약서는 없다. 스포츠 유나이티드와 헤어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그동안 뷰티, 스포츠, 식음료 등 다양한 CF에 출연하며 광고업계의 사랑을 받았다. 에이전트사가 손흥민과 상의 없이 축구 외 일에 계약해 손흥민이 결별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서 분쟁으로 손흥민의 경기력에도 문제가 생길 것 같았지만 그는 보란 듯이 맹활약을 펼쳤다.

로이터=연합뉴스

# UP: 마라도나-조지웨아-호나우도 소환! 손흥민 역대급 70m 원더골

손흥민은 지난 12월 초 번리와의 리그 경기에서 올시즌 최고의 골을 미리 만들었다. 그는 토트넘 수비 진영에서 7~8명의 번리 선수들을 뚫어내고 혼자 드리블해 골맛을 봤다. 이른바 ‘70m 원더골’이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브라질의 호나우도를 거론했고 조지 웨아, 마라도나 등 수많은 축구스타들이 손흥민을 이야기할 때 거론됐다. 박지성은 손흥민에게 AFC 올해의 해외축구선수상을 건네주기 위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했을 때 “설마했다”며 원더골을 회상한 뒤 “손흥민의 레벨을 단적으로 보여준 골”이라고 극찬했다. 이날 손흥민은 전세계 축구 팬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EPL 4시즌 연속 10골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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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WN: 첼시전 충격 퇴장, 손흥민의 2019년 아쉬운 마무리

손흥민의 UP & DOWN은 올해 그 폭이 정말 컸다. 70m 원더골로 전세계를 사로잡은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비난의 중심이 됐다. 손흥민은 12월 23일(한국시각) 첼시와의 리그 홈 경기에서 첼시 수비수 뤼디거에 발길질하는 행동으로 퇴장 당했다. 지난 에버턴전(퇴장 취소)에 이어 공식적으로 기록된 올시즌 두 번째 퇴장이었다. 또한 지난 시즌 본머스전에서 레르마에 보복행위를 해 퇴장당한 것까지 포함하면 올해 3번의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는 EPL 선수들 중 올해 최다 기록이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뤼디거의 잘못”이라며 손흥민을 감쌌고 구단도 항소에 나섰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손흥민은 박싱데이 없이 올시즌을 퇴장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손흥민은 이외에도 KFA 올해의 선수, 발롱도르 최종 후보 지명 및 22위, 가디언 선정 2019 축구선수 랭킹 19위, 토트넘 2010년대 베스트 11, 아시아 발롱도르 후보 선정, 올해 48경기 20득점 12도움 기록 등 다양한 업적을 쌓았다. 2020년에 손흥민이 ‘손세이셔널’한 활약으로 UP만 있는 한 해를 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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