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하는게 너무 좋고, 즐거워요. 전에는 쫓기면서 했었어요. 제 또래들을 만나도 그렇고, 선배님들을 만나도 우리가 또 언제 작품을 할 수 있을지 모르는 거니까 그 불안감이 항상 있어요. 그 불안감 때문에 쉬지 않고 작품을 했던 건데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거 같아요. 그래서 지금의 제가 있는 거니까요. 이제 쫓기는건 많이 없어진 거 같아요. 전보다 인지도가 쌓이고,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런게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불안감에 쫓기면서 하는게 행복한가’라는 고민을 하게 된 거 같아요. 조바심을 좀 내려놓으려고 노력한 한 해였어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또다른 행복이 있는 거 같아요”

SBS 수목드라마 ‘VIP’(극본 차혜원/연출 이정림)으로 2019년을 마무리한 배우 신재하를 만났다. 데뷔 후 매해 2~3작품은 꾸준하게 소화를 하며 ‘강행군’을 이어온 신재하. 때문에 27살의 나이에 벌써 든든한 필모그라피를 보유하고 있다. 또래배우들과 비교했을때 압도적으로 작품 편수가 많기도 했지만, 그만큼 매 역할을 안정적으로 소화해냈기 때문에 차기작도 계속해 따낼 수 있었다.

“제가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예전엔 친구들과 만나면 교집합이 없었어요. 지금은 친구들도 사회생활을 하니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이제부터라도 친구들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야겠다 싶어서 일부러 더 자주 만나려고 해요. 가족들이랑도 시간을 좀 더 많이 보내려고 해요. 일만 해서 가족들이랑 여행간 것도 굉장히 오래됐고, 주변 사람들이랑 보내는 시간들이 더 늦어지면 안 되겠더라고요. 아이스하키도 다시 해보려고 하고 영어도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이제 일을 하면서도 주변을 둘러볼만큼 여유가 생긴 신재하는 주변의 호평이 자자했다. 소속사 관계자도 “주변을 정말 잘 챙긴다”라며 칭찬을 할 정도. 지금은 초면에도 먼저 말을 붙이고 매끄럽게 대화를 이끌지만, 과거에는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라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이 놀랐을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지금도 낯을 안 가린다고 하면 거짓말이에요. 근데 조금 더 쉽게, 빠르게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제 나름대로의 방법이 생긴 거 같아요. 요즘에는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고, 만나는게 되게 재미있더라고요.그렇게 알음알음 알아가는게 재미있고 행복한 일인 거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제 성격도 외향적으로 바뀐거 같아요”

이런 무던한 노력 때문일까. 실제 ‘VIP’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는 막내 신재하를 향한 선배들의 무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후배가 아닌 예쁜 동생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신재하 스스로도 “정말 많이 예뻐해주셨어요”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VIP 전담팀에 있는 선배님들도 그렇고, 부사장님 그리고 많은 선배님들이 예뻐해주셔서 한결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또 이번 드라마는 팀이 하나로만 갔거든요. 스태프분들도 배려를 많이 해주셨고, 한 팀으로 움직이니 대화를 많이 했었어요. 제가 주축이 되는 신이 아니더라도 모든 신을 같이 의논하고, 고민을 했었던 현장이었어요. 저도 상윤이 형이랑 누나들을 잘 따르고, 되게 아껴주는 현장이였어요”

스스로 제작발표회에서 마상우 캐릭터와 닮은 점이 많다고 밝혔던 신재하. 극중 마상우는 인생에 큰 바람 한번 없이 살아온 금수저 도련님이었다. 눈치가 없어서 이현아(이청아)에게 늘 구박을 받지만, 그럼에도 매사에 해맑은 긍정 청년이기도 했다.

“장난을 좋아하는 게 닮았어요. 상우가 처음에는 눈치가 없는 캐릭터로 보여지잖아요. 저는 상우가 눈치가 없다는 느낌보다는 할말은 하는 아이인거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비슷한 거 같아요. 밝으면서 할 말은 하고 이런 모습들이 저랑 비슷했던 거 같아요.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다이렉트로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할말은 하는 성격이라서에요”

부드럽지만 단단한 내면은 신재하가 배우로 정착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배우를 직업으로 삼겠다고 마음 먹은 뒤에는 부모님께서 독립해 오롯한 홀로서기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고. 그리고 현재까지 이 결심을 스스로의 생활에 반영하고 있었다.

“집에서 지원을 안해주셨던 건 아니지만 스스로 하는걸 보여드려야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처음 회사를 들어갈 때도 그랬고, 집에서 거의 지원을 받지 않았죠. 지금은 용돈을 그렇게 자주 드릴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부모님께 손벌리지 않고 제가 생활하는데 크게 무리는 없어요. 부모님이 혼자 잘 살 수 있는걸 보여주는게 효도하는 거라고 해주시더라고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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