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극중에서 마상우까지 짝이 있었으면 ‘VIP’라는 드라마 결이 바뀌었을 거 같아요. 상우는 정선(장나라)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충분했던 거 같아요. 보시면 상우가 사무실 정가운데 앉아있어요. 사람들 감정이 변하는 걸 지켜보고, 은연 중에 툭 던지는 말로 파장을 불러 일으키거든요. 제가 현장에서 ‘상우는 우체국’이라고 표현을 했었어요. 그래서 더 재미있었던 거 같아요”

신재하가 연기한 마상우는 극초반 철저하게 방관자같은 입장이었다. 장나라, 이청아, 곽선영으로 이어지는 전담팀 3인방도 아니였고 그렇다고 팀장인 이상윤과도 가깝지 않았다. 하지만 특유의 넉살로 어디로든 스며들어가며 사건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 시키기도 했다. 특히 이상윤과 표예진의 내연관계를 알게된 후 장나라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드러나며 묘한 사각관계를 형성했다.

“촬영이 시작될 때는 8부까지만 대본을 받았어요. 시놉에 정선이에게 마음이 생긴다 정도만 쓰여 있었고, 정확히 어떻게 흘러가는 지는 촬영하는 중간에 대본을 받아보고 알게 됐어요. 크게 연연하지는 않았어요. 제가 생각했던 마상우 캐릭터는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역할이었거든요. 감독님도 그렇게 말씀을 하셨고요. 그래서 뒤에 정선이랑 붙는 신이 이 정도로 화제가 될 거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글로 읽는거랑 시각적으로 보는게 다르더라고요.”

실제로는 친한 형이자 같은 소속사 선배이기도 한 이상윤과 대립각이 형성되기도 했다. 대놓고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함께 일을 하는 과정이나 대사 속에 복합적인 상황들이 묻어나왔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연기할 때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사람도 이상윤이였다고.

“상윤이 형한테 ‘마상우라는 캐릭터가 박성준이라는 캐릭터한테 너무 싫은 티를 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라고 물었어요. 형이 ‘상우라는 캐릭터는 전부터 솔직한 표현을 하지 않았냐, 그거의 연장선이라고 보면 될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유리 앞에서 부사장님이 정선이를 하대했을 때, 그리고 아픈 정선이한테 성준이가 물을 떠다 주려고 할 때 ‘옆에 안가시는게 좋을 거 같아요’ 하거든요. 그게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인데 상우가 하게 된 거 잖아요. 상윤이 형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죠”

그리고 누구보다 마상우를 구박하던 이현아(이청아)와의 관계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호사가는 아니지만 풍문을 좋아하고, 아직 직업에 대한 프로의식이 부족한 마상우에게 이현아는 무서운 상사이자 ‘엄한 누나’같기도 했다. 자상한 나정선과는 또 다른 결의 인물이었던 셈.

“청아 누나는 배려심도 넘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에요. 청아누나한테 혼나는 신을 찍을때 되게 재미있었어요. 저희끼리 막 만들어보기도 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티키타카가 많았죠. 누나도 즐겁게 그런 신들을 연구해오고 저도 많이 연구해갔어요. 나라누나도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에요. 누나랑 이야기를 하게 되면 누나의 러블리함에 동화되는 거 같아요. 러블리함의 전염도가 높은 사람이에요. 저만 그런게 아니에요. 누나랑 대화하는 모든 사람이 그래요”

한해가 저물고 있는만큼 다음 작품, 혹은 그 이후를 내다보며 외모적인 변화 고민은 없는지를 물었다. 워낙 많은 장르물이 있었고 안정적인 연기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에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었기 때문. 본인 스스로도 한 때는 외모적인 변화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고 밝혔다.

“’당잠사’ 이후에 그런 고민이 심했던 거 같아요. 벌크업은 해나가고 있는 와중이에요. 몸이 엄청 커졌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오래전을 비교해보면 많이 달라졌어요. 어렸을 때는 마냥 소년같은 이미지가 강했던 거 같은데 요즘에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 고민을 내려놓은 거 같아요. 미친듯이 운동을 해서 몸을 키울 수는 있겠지만, 제가 느끼는 바가 연기에 묻어나오는건 시간이 해결해줘야하는거 같아요. 역할적인 면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걸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웰컴투라이프’를 하면서 제가 모르는 가능성을 보게되서 그런 스트레스가 크게는 없는거 같아요”

다가오는 연기대상이 올해 마지막 일정이 될 신재하. 내년에도 신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한해를 보내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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