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SBS ‘귓속말’에는 유독 귓속말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등장 인물간 치밀한 심리전, 거듭되는 반전이 묘미인 이 드라마에서 숨결이 느껴질 듯 가까운 거리에서 귓속말을 나누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귓속말’ 속 살 떨리는 속삭임을 모아봤다.

 

 

01. 이보영→이상윤, 협박의 귓속말(2회)

협박으로 시작되는 형사 신영주(이보영)와 판사 이동준(이상윤)의 관계는 파격이었다. 신영주는 보이는 증거는 외면하지 않겠다는 이동준의 말을 믿었고, 그의 배반에 분노했다. 그리고 살인누명을 쓴 아버지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그의 인생에 몸을 던졌다. 호텔 방 안에서 신영주는 이동준에게 다가서며 말했다. “우리 아빠 데려와야겠어요. 이동준 판사님”, “나한테 남은 미래가 있는 줄 몰랐네. 걱정은 내가 해줄게. 이동준씨”. 신영주의 귓속말은 세상을 향한 작은 외침이자 드라마 ‘귓속말’의 시작이었다.

 

02. 권율→이보영, 악마의 귓속말(5회)

야심만만한 변호사 강정일(권율)은 신영주에게 악마의 유혹과도 같은 속삭임을 건넸다. 아버지의 암 발병으로 인해 형 집행정지를 원하던 신영주의 불안한 마음을 건드리며 이동준을 배신하라고 종용했다. “부친의 장례식장에서 먼저 볼지도 모르겠네. 신영주씨 눈물. 신창호씨가 형 집행정지로 나오는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내사팀이 오면 결혼식 전날 밤 일 말하세요”. 강정일의 귓속말은 사람의 가장 약한 곳을 건드리는 악마의 속삭임이었다.

 

 

03. 이상윤→권율, 경고의 귓속말(7회)

이동준은 자신의 잘못된 판결이 만들어낸 처참한 결과를 보고 후회했다. 이를 되돌리기 위해 달라진 그는 자신을 압박하는 강정일에게 “견디기 힘들어서 싸울 겁니다. 눈감고 살자 결심했는데, 신창호씨 살아온 인생이 보이고. 귀도 막고 살자고 생각했는데 귓속말이 들리네. 들려드리죠”라고 말하며 강정일에게 다가섰다. “자수해. 네가 김성식 기자를 죽였다고”. 이동준의 경고의 귓속말은 통쾌한 반격을 알리며 안방극장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04. 김홍파→김갑수, 거래의 귓속말(6회)

거대 로펌 태백 대표 최일환(김갑수)과 방산업체 대표 강유택(김홍파)은 자신들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서라면, 한 사람의 목숨도 거래에 올린다. 강유택은 최일환에게 아들 강정일의 살인죄를 덮기 위한 조건을 걸며 “신창호라고 했나? 정일이 대신에 감옥간 놈이. 이 병원에서 수술한다고 했지? 그 놈이 수술실에서 못 나오면 범인은 죽었으니 사건은 끝나는 거 아니겠나?”라고 속삭였다. 이 장면에서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의 힘은 소름 돋을 만큼 압도적이었다.

 

사진출처= SBS ‘귓속말’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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