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음원사재기의 실체를 파헤쳤다. '마케팅'의 일환으로 치부되는 모든 조작 과정이 방송을 통해 공개된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애먼 피해자가 등장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조작된 세계-음원 사재기인가? 바이럴 마케팅인가?'라는 부제로 몇 년째 의혹만 있고 그 실체는 확인이 어려운 가요계 '음원 사재기'에 대해 파헤친 모습이 그려졌다.

'그알' 측은 최근 가수 박경이 실명을 언급한 가수들의 소속사 측 인터뷰를 비롯해 음원 사재기 제의를 받았다는 아티스트들의 인터뷰를 주로 다뤘다. 또한 음원 사재기 방법이나 과정까지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상세하게 전달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가 '사재기'에 이용됐다는 제보자의 주장을 들어 메일함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돌 그룹 뉴이스트W 이름이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대부분 방송에서 공개한 자료들이 아티스트 실명 등이 가려진 반면 '그알' 측의 실수로 뉴이스트W 그룹 이름이 언급되자 논란의 중심이 됐다. 뉴이스트W는 '역주행 그룹'이라는 수식어를 보유한 그룹이기 때문이다. 이에 그 충격은 더욱 배가 됐다.

하지만 방송 직후 뉴이스트W 소속사 플레디스 측은 "당사는 음원 사재기와 관련된 어떠한 불법·부정행위도 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밝힌다"며 '그알' 측에서 방송했던 일반인 남성과의 인터뷰 과정과 아티스트 이름을 연관 지은 것에 대해 "당사 소속 아티스트와 문제가 있는 것 같이 연관 지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바"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한 소속사 측은 "본인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수년간 노력해온 아티스트가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으로 인해 씻을 수 없는 명예훼손과 억측과 소문이 확산되고 있어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이에 당사 소속 아티스트와 관련 없는 사건이 해당 방송으로 인해 '음원 사재기 의혹 가수'로 방송 화면에 그룹 실명이 그대로 노출된 부분에 대한 제작 과정에 실수 인정·사과와 다시 보기 등 정정을 요청 드리는 바"라고 사과를 요청했다.

논란의 중심이 된 뉴이스트는 지난 5일 제 34회 골든디스크 음반 부문 본상을 수상한 후 "저희가 지금까지 해온 음악 당당하게 들으셔도 된다"며 "뉴이스트로 첫 본상을 받아 영광이다. 이 결과를 만들어 준 러브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음원 사재기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소속사와 아티스트의 이같은 입장에서도 '그알' 팀은 사과글은 게재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알' 측이 공개한 아이디 도용 관련해서는 소속사 측이 아닌 '음총'(음원총공)팀의 실수인 것으로 밝혀졌다. '음총'이란 자신의 아티스트의 순위를 올리기 위해 팬들이 자발적으로 팀을 구성해 앨범이 공개된 직후 실시간 스트리밍은 물론 다운로드 등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팬들은 아이디를 무작위로 생성한다. 해당 아이디로 음원사이트에 가입이 되지 않았다면 가입을 진행하고, 스트리밍 및 음원 다운로드를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알' 측에서는 팬들의 '음총'으로 인해 이메일 주소 오기재 실수가 일반인 남성의 이메일이 도용된 것으로 표현했다. 또한 이 역시 '음원사재기'로 치부했다. 이와 관련 방송 이후 뉴이스트W 음원총공 팀은 해당 건과 관련해 도용 피해를 입은 남성에게 사과를 하고 싶다고 입장을 밝혔고, 해당 아이디는 현재 휴먼상태됐으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신상을 도용할 의사가 없었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팬들의 '음총'은 '사재기'처럼 불순한 의도로 누군가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불법적으로 기계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음총'은 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며, 참여자들의 목적은 음원수익금이 아닌 내 아티스트의 순위 상승이다. '1위'라는 목표는 같을 수 있지만 그 과정은 엄연히 다르고 '감정없는 기계'와 '팬심이 기반이 된 사람'이라는 큰 차이가 있다. 팬들이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내 가수를 응원하는 하나의 팬덤 문화다.  

음원사재기 논란은 그간 조작이 됐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증거를 잡는 일은 어려웠기에 몇 년째 흐지부지 됐던 바. JYP 수장 박진영이 정황을 포착해 정식 수사를 요청했음에도 논란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알' 측은 증거를 제시하며 '음원 사재기' 즉 조작된 세상을 낱낱이 파헤치며 답답함을 해소해줬다. 하지만 이같은 실수로 인해 애먼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될 것이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싱글리스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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