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을 돈 ‘귓속말’ 2막이 열린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이 회를 거듭할수록 쫄깃한 맛을 안겨주고 있다.

선과 악의 치열한 두뇌싸움,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뒤통수 전개, 박경수 작가의 날카로운 필력은 현실 사회를 통렬하게 꼬집고 있다. 탄력을 받은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는 후반부 이야기에 기대를 높이고 있다. 눈 여겨 보면 더욱 짜릿한 2막 관전포인트를 짚었다.

첫째. 이보영의 전면전 선포, 닥쳐올 폭풍

신영주(이보영)은 아버지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싸워왔다. 방산비리를 취재하던 중 살인사건에 휘말린 아버지. 신영주는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고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자 다짐했다. 하지만 그녀가 싸워야 할 상대는 돈과 법, 권력을 쥔 자들이었다. 가진 것이 없는 신영주는 몸으로 부딪히는 수밖에 없었다.

지난 8회 엔딩에서는 악인들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하는 신영주의 모습이 짜릿함을 안겼다. 신영주는 아버지의 무죄를 밝힐 증언 영상을 빼돌려 법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웠던, 진실을 감추기 위해 아버지를 죽이려 했던 자들을 향해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신영주의 선언이 불러올 폭풍은 후반부를 더욱 거세게 흔들 전망이다.

둘째. 적에서 동지 된 이보영 이상윤의 향방

신영주와 이동준(이상윤)은 원환 관계로 만났다. 신영주는 아버지의 재판을 맡은 판사 이동준을 믿었고, 이동준은 생애 처음 권력의 손을 잡고 거짓된 판결을 내렸다. 순식간에 증오와 분노가 자리잡은 관계였으나 더 큰 적에 의해 벼랑 끝에 몰리며 서로의 손을 잡게 됐다.

신영주는 이동준이 신념을 꺾을 수밖에 없던 상황을 똑같이 겪으며 그를 이해했고, 이동준은 무너지는 신영주를 보며 연민했다. 그리고 이동준은 자신의 실수를 되돌리기 위해 변화했다. 그렇게 적에서 동지가 된 두 남녀는 어떤 방향으로 향해 갈까. 거친 멜로를 예고한 만큼, 또 한번의 폭풍 속에서 연인으로 발전해나갈 이들의 모습에 관심이 모아진다.

셋째.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정의의 승리는?

‘귓속말’은 주인공들이 맞는 선택의 순간을 그리는 가운데 신념과 인생, 정의와 현실에 대한 치열한 질문을 던진다. 신영주는 끝까지 신념을 굽히지 않은 아버지를 위해 권력과의 타협을 거부했다. 이동준은 잘못된 선택을 했지만, 이를 바로잡으려 나아가고 있다.

진실이 조롱당하고, 신념이 경멸당하는 현실을 꿰뚫는 박경수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은 안방극장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귓속말’은 사회악에 맞서는 두 남녀를 통해 정의의 승리를 그려낼까. 진실은 침몰하지 않고 밝혀질까. 작은 목소리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귓속말’ 후반부 이야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SBS ‘귓속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