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며 양국의 대치가 치열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폭사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며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란 방송 화면에 나타난 로켓 발사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망 이후 이란은 미국에 대한 보복을 공언해왔다. 당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군중이 몰리며 압사 사고가 발생해 절차를 일단 중지하게 됐다. 이란 내에서 반미 감정에 극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국가적 차원의 대미 보복전이 시행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이란에 물리적 반격을 강할 경우 전면전으로 사태가 악화되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AFP 통신에 따르면, 조너선 호프만 미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란 정권이 중동 내 우리 군과 이권을 공격하겠다는 계획을 시사했기 때문에 기지들이 삼엄한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은 우리의 인력과 파트너, 동맹국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AFP/연합뉴스, 솔레이마니 장례식에 쏟아져나온 인파

앞서 미국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 사실을 공표하며 그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다. 이에 미국은 정의를 실현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순교자'라고 표현하며 양국 사이에 해당 사안을 바라보는 간극을 실감하게 했다.

미군기지 미사일 폭격 하루 전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보복에 대한 13개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며 “가장 약한 경우가 '미국인에게 잊지 못할 역사적인 악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미사일 공격과 같은 무력도발은 물론이고 자국 동맹 세력을 동원, 중동 지역에 혼란을 야기하거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다양한 옵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은 이란의 공격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 수장을 불러들여 긴급회의에 착수,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다만 변수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장을 내민만큼 이란과의 전면전이 파장을 불러올 수도 있어 초강경 카드로 즉시 반격에 나설지는 여러 계산이 필요하다.

이란의 대미 공격이 알려진 후 각국 증시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CNN 등 외신은 쿠드스군이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미 국방부는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이번엔 미국 본토에 대응하겠다”라고 사실상의 전쟁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란 영토 폭격시 UAE 두바이와 이스라엘 하이파를 공격해 제3국으로 여파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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