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해치지않아’는 사람이 동물이 된다는 설정으로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동물에게 행해지는, 동물원에서 사람들이 잘못하는 문제들에 경각심을 느끼게 하는 메시지를 던진다. 안재홍은 그 메시지가 영화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평소 동물을 사랑했기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은 그 어떤 작품보다 클 수밖에 없었다.

“‘해치지않아’는 절박함 가득한 캐릭터들의 이야기예요. 동산파크 직원들뿐만 아니라 변호사 태수도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있죠. 이들의 갈망이 클수록 영화의 동력이 강해진다고 봤어요. 제가 변호사 역할은 처음이라 로덤 다니는 고등학교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태수가 느끼는 공허함, 동산파크 살리기와 자신의 성공 사이에서 갈등하는 걸 잘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태수의 복잡한 마음이 커질수록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 영화가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해서 제가 동물들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반려동물도 키우고 있고 평소에도 동물을 정말 좋아하죠. 영화에 들어있는 메시지도 손재곤 감독님이 ‘우리 한번 이렇게 해봅시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게 아니라 ‘한번 이렇게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하는 뉘앙스로 넣으신거죠. 제 생각도 똑같아요. 최근에 ‘동물농장’ 내레이션도 하면서 동물들을 더욱 사랑하게 됐어요. 제가 SNS로 동물 계정 팔로우를 많이해 그걸 보는 게 낙이었거든요. 나무늘보 계정도 있어서 팔로잉했어요.(웃음)”

안재홍은 ‘조작된 도시’ ‘풀잎들’ ‘소공녀’ 이후 3년 만에 ‘해치지않아’로 영화 주연을 맡게 됐다. 그가 연기한 태수로 극을 온전히 이끌어가야하는 부담감이 컸을 터. 하지만 안재홍은 어떻게 하면 태수를 관객들에게 잘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느라 바빴다.

“태수가 동산파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한다는 미션을 받게 된 것이 제가 ‘해치지않아’ 타이트롤을 맡게 된 것과 다르지 않았어요. 태수의 상황과 실제 저의 모습이 비슷했으니까요. 저의 자신감, 패기, 갈망을 태수 안에 집어넣고 싶었죠. 일부러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저의 감정을 보여드리는 게 진짜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만든 결과물이 관객분들에게 진실되게 다가가지 않을까 싶어요.”

“타이틀롤의 부담감보다는 이 영화를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오히려 단순하게 태수 역에 집중하면서 태수를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죠. 영화를 보고나서 제가 원했던 태수의 모습이 잘 드러난 것 같았어요. 태수에게서 청춘의 행복, 실망 등이 보였거든요. 의도하진 않았지만 정말 기분좋았어요. 태수의 얼굴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안재홍은 코미디에 강점을 보이는 배우다. ‘해치지않아’는 물론 ‘족구왕’ 그리고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러블리 매력을 발산했다. 그는 예능을 하면 잘 될 것 같다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예능에 소질이 없다고 하지만 ‘런닝맨’ ‘아는 형님’ 그리고 방송 예정인 ‘트래블러’까지 출연했다. 대중이 안재홍의 매력을 느낄 방법은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이다.

“저는 기본적으로 코미디를 좋아해요. 웨스 앤더슨 감독 영화들을 특히 좋아하죠. 손재곤 감독님의 ‘이층의 악당’을 통해 블랙코미디의 매력을 한껏 느끼기도 했죠.. 저는 스타일이 확실한 영화를 좋아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해치지않아’도 고민없이 출연하게 됐고요. 어쩌다보니 ‘사냥의 시간’과 ‘해치지않아’ 개봉일이 반대가 됐어요. ‘사냥의 시간’을 먼저 찍었는데 말이죠. 1, 2월에 두 작품으로 만나게 된 것도 운명인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예능 울렁증이 심한데 예능 보는 건 정말 좋아해요. ‘런닝맨’에 출연해서 시청자분들이 좋아주신 것도 다른 분들이 저를 잘 이끌어주신 덕분이었죠. 소라랑 여빈이랑 성오형과 ‘런닝맨’ ‘아는 형님’에 나가서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최근엔 ‘트래블러’ 촬영차 (강)하늘이, (옹)성우와 아르헨티나를 가게 됐죠. 아르헨티나 가는 것만 30시간이 걸렸어요. 나중에 프로그램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곳 소고기가 엄청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꽃보다 청춘’ 때는 거의 잡혀가듯이 여행을 갔는데 이번에는 공부를 하고 갔어요. (이)제훈이형과 (류)준열이가 나온 시즌1도 다 봤죠. 하늘이와 성우 모두 취향이 잘 맞아서 재미있게 여행하고 왔어요.”

사진=제이와이드 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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