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정도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 영화가 2월 찾아온다. 13일 메가박스 성수에서 2월 12일 개봉하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김용훈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전도연, 정우성,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이 참석해 기자들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이날 참석한 배우들은 물론 배성우, 정만식, 진경, 박지환, 김준환, 허동원, 배진웅 등 역대급 배우들이 영화에 출연해 기대를 더한다.

김용훈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전도연, 정우성, 윤여정 등 수많은 충무로 대표 배우들과 함께 했다. 그는 “첫 영화 연출부터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치르는 기분이다”며 “많이 부담되면서도 이분들의 명성에 제가 누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압박감도 있었다. 촬영하면서 저의 부족함을 배우분들이 채워주셨다. 매 순간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원작과의 비교에 대해 “원작과 캐릭터의 스타일이 다를 것이다. 캐릭터의 직업도 다르다. 물론 엔딩도 차별화를 뒀다. 이 영화에 캐릭터가 정말 많이 나온다. 그들의 이야기를 다 설명하긴 물리적으로 어려웠다. 그래서 공간을 통해 인물의 심리를 잘 표현하려고 했다”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연출 포인트를 공개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전도연이 배우들을 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다. 윤여정은 “전도연이 출연 제의 전화를 했다”, 정우성은 “전도연씨가 한다고 해서 했다”, 신현빈도 “전도연 선배님과 함께해 영광”이라고 입을 모았다. 만인의 주목을 받은 전도연은 “솔직히 대본이 재미있었다. 뻔한 범죄물에서 탈피한 극적인 구성이 신선했다”며 이 영화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전도연은 이번 영화에서 두 얼굴의 여자 연희 역을 맡아 다양한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그는 “캐릭터가 센 느낌이 있어서 최대한 힘 빼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했다. 정우성씨의 캐릭터 태영과 많이 붙는데, 태영이 알고 있는 연희의 모습과 태영이 모르는 연희의 모습을 연기하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통해 전도연과 정우성은 작품에서 처음 만남을 가졌다. 전도연은 “촬영하면서 첫 호흡이라는 걸 알았다. 최근 연출도 하시는데 자리 없는지 궁금하다. 나중에 다른 작품 연출하시면 캐스팅 부탁드린다”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정우성 역시 “전도연씨와 왜 한번도 만나지 못했는지 스스로에게도 의문이었다. 이번에 작업하면서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전도연씨가 제 영화에 출연이라...나중에 차분히 생각해보도록 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도연만큼 정우성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매혹됐다. 그는 “인간이 물질 앞에 얼마나 궁핍할 수 있는지를 처절하게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맡은 태영은 한 마디로 허당이다. 나쁜 짓을 할 수 없는 인물이지만 그렇게 해보려고 악을 쓴다. 자신을 버린 연희에게 복수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예고편에서 김지환에게 “니 얼굴에서 내 얼굴 안 보여?”라는 대사를 해 화제를 낳았다. 그는 “예고편 대사는 애드리브다. 솔직히 김지환씨 얼굴에서 제 얼굴이 안 보였다”고 해 장내를 폭소하게 했다.

전도연이 직접 섭외한 윤여정은 이날 제작보고회를 접수했다. 그는 “캐릭터가 뭔지 잊어버렸다”고 첫 마디를 떼 시선을 집중시켰다. 윤여정은 “제가 피 나오는 영화를 싫어하는데 이 영화는 다르더라. 전도연이 전화를 해서 아주 중요하고 큰 역할인 줄 알았다. 그런데 별로 안 나오더라”고 하면서도 전도연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여정은 이날 참석한 배우들에게 열정이 가득한 배우로 꼽혔다. 하지만 윤여정은 “나이 많을수록 연기 잘한다고 하면 좀 그렇더라. 오히려 신인배우들이 잘할 때가 많다. 그게 제일 무섭다. 저는 연기 딜레마와 싸우고 있다”면서 “제가 생각한 열정 ‘갑’ 배우는 배성우다. 여기 없어서 선택해줘야된다. 제 아들로 나오기도 하고”라고 재치있게 답을 했다. 정우성은 “윤여정 선생님과 다시 제작보고회를 하고 싶을 정도”라며 윤여정의 매력에 푹 빠졌다.

신현빈과 정가람은 정우성, 전도연, 윤여정 등과 함께하는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현빈은 “제가 마지막에 캐스팅됐다. 그 자리에 들어갈 줄 몰랐다. 부담도 컸지만 다들 도와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다”며 “미란 역을 연기하는데 감정이 제일 고민이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살아가려는 사람이다. 순간에 집중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 무엇보다 제 기존의 이미지와 다르게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고 전했다.

정가람은 다른 배우들보다 신현빈과 붙는 신이 대부분이었다. 그는 “제가 잘해야 한다는 마음의 무게가 컸다. 리딩할 때 손이 떨릴 정도였다”며 “첫 촬영 구경을 갔는데 선배님들이 진지하게 촬영 임하시는 모습에 놀랐다. 솔직히 현장에서 선배님들이 여유있게 연기하실 거 같았다”며 좋은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이 배우들의 촘촘한 연기, 얽히고설킨 스토리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영화의 맛을 선사할 예정이다. 정우성은 “이 영화에서 인간 군상들이 어떤 방식으로 치열하게 달려가는지 확인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가 강조했듯 ‘인간 군상’ ‘치열’이란 단어는 영화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간이 짐승으로 변하는 모습을 2월 12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싱글리스트DB, 김수(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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