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5월의 봄이 찾아오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29일 ‘화려한 휴가, 각하의 회고록’을 통해 37년 전 일어난, 여전히 매듭지어지지 못한 작전명 ‘화려한 휴가’의 참혹한 역사를 재조명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달 초 출간한 회고록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의도적이고 무차별한 양민 학살은 없었다"며 “자신은 희생자”라고 주장해 거센 파장을 일으켰다.

유신 독재에 이어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는 ‘전두환 퇴진,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광주시민들에 폭력으로 맞서 열흘 동안 192명이 사망했다. 법원은 1997년 4월17일 전두환에게 12·12 군사 반란 5.18 유혈진압 등을 주도한 혐의로 1심 사형에 이어 2심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8개월 뒤 전두환은 김영삼 대통령의 국민 대화합 정책에 따라 특별 사면을 받아 다시 세상에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그는 5.18 당시 유혈진압을 한 것에 대해 “폭도인 시위대가 무장했기 때문에 계엄군이 진압할 수밖에 없었다”며 “자위권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의도적이고 무차별적인 살생 행위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희성 계엄사령관 역시 “국민을 향해 총탄을 발사한 것이 자위권이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이 아니라 폭도였다”며 정당성을 주장하는 한편 “8개월간 옥살이를 했기에 죗값을 다 받았다”고 강변했다.

 

 

또한 지만원씨 등에 의해 주장되고 있는 “당시 북한군 600명이 남한으로 침투해 일어난" 북한 개입설의 허구성을 비롯해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최초 발포 명령자와 헬기사격의 진실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시민 차량 공격으로 군인 한 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진 사건의 실체도 내부자에 의해 밝혀졌다. 당시 11공수여단 소속 이경남씨는 “그날(21일) 시민 차량이 아니라 퇴각하던 장갑차 지원차량이 넘어져 있던 부대원 한 명을 깔아 죽였다. 참혹했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여전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유족들의 이야기가 충격을 더했다. 5.18광주학살 최초 사망자인 고 김경철씨 어머니는 “공수부대원들은 청각장애인 아들이 당황해 하는 모습을 성질 부린다며 곤봉으로 두드려 패 죽였다.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갔을 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토로했다. 세 아이를 데리고 친정집으로 걸어가던 강해중씨는 총격으로 인해 두 눈을 잃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골목에서 남편을 기다리던 임신 7개월의 딸이 M16에 의해 후두부 관통 사망을 한 김현녀씨 사연도 소개됐다.

무엇보다 소름이 돋을 만큼 끔찍한 대목은 독일의 경우 홀로코스트(유대인 대량학살)를 부정·왜곡하는 이들을 강력히 형사 처벌하는 것과 정반대인 대한민국의 현실이었다. 37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범죄자와 부역자들이 자신의 잘못을 부인·은폐하는 것도 모자라 진실을 왜곡하며 선동하고 있다는 사실의 확인이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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