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혁(25 대학생)

 

 

1. 2년 쓴 핸드폰 G3

내가 함부로 대하는 것 중에서 가장 오래 내 곁을 지키고 있다. 던지고, 입에 물고, 가끔은 물에 빠뜨려도 절대 내 곁을 떠나지 않는 유일한 친구.

 

2. 극장 심야할인

개인적으로 잠이 많아서 절대 조조할인은 받지 못 한다. 평소 할인 카드에 무지하므로 통신사 및 행사 할인도 전혀 못 받는다. 다만 심야할인은 느즈막하게 시간만 맞으면 쉽게 받을 수 있기에 언제나 애용한다.

 

3. 이와이 슈운지의 영화들

<러브레터> <4월 이야기> <릴리슈슈의 모든 것> <피크닉> <하나와 앨리스> 등등. 일본 로맨스의 거장 이와이 슈운지의 작품은 언제나 설레고 아름답게 내 마음을 적신다.

 

 

4. 로맨틱펀치

인디밴드 로맨틱펀치 노래의 신나는 멜로디는 마치 내 주제가처럼 되어버렸다. 워낙 팬이기도 하지만, 콕콕 귓가를 후벼 파는 가사가 매력적이다. 매일 입에 달고 사는 건 (굉장히 공공연한)비밀.

 

 

5. 설현

에스케이텔레콤 가맹점 앞을 지나갈 때면 언제나 심장이 두근거린다. 26년 인생에서 가장 큰 설렘. 이 두근거림을 듣고 있노라면 나는 살아있는 느낌. 설현이 광고 모델 하는 중에는 꼭 통신사를 에스케이로 갈아탈 생각이다. 아직은 약정 때문에 무리.

 

6. 웹툰 '마음의 소리'

조석. 그는 진정 천재다. 10년 가까이 연재한 그는 아직도 아이디어가 샘솟는 것만 같다. 내게 매주 화,금요일이 기대되는 이유 1순위는 마음의 소리 업데이트 때문이다.

 

 

7. 카푸치노

선천적으로 우유를 못 마시는 체질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카푸치노는 마신다. 부드러운 거품이 목으로 넘어오는 순간은 마치 구름을 삼키는 기분이랄까.

 

8. IPTV

IPTV가 상용화되기 전에 나는 과연 어찌 살았었나’ 싶을 정도로 중독되어버렸다. 특히 무료 영화 카테고리는 이름을 바꿔야할 것 같다. ‘사랑’으로. 혹은 ‘자비’, ‘은혜’ 온갖 좋은 걸 다 갖다 붙여도 아깝지 않다.

 

 

9. 삼청동

스무 살 때부터 심심하면 찾아가서 산책을 즐기곤 했던 곳. 골목골목마다 내 외로움과 그리움, 아련함, 설렘이 가득 묻어있다.

 

10. 핸드폰 속 사진첩 숨긴 파일

언제나 오픈되어있는 내 핸드폰이지만, 사진첩에 딱 한 폴더만 숨겨져 있다. 내 인생 가장 아름다운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는 곳. 내게 이 기억은 마치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보리수꽃차와 같은 폴더다.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평생 나만 간직할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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