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세상을 지배했다면 어땠을까?”. 미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주디 시카고가 기존 사회에 던졌던 이 질문이 2020 봄여름 오뜨 꾸뛰르 컬렉션의 주제이자 정신으로 거듭났다.

21일(현지시간) 파리 로댕미술관에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의 오뜨 꾸뛰르 컬렉션이 공개됐다. 매 시즌 독창적인 주제 의식이 담긴 컬렉션을 선보여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개방적인 자세로 페미니즘과 여성성 사이의 복잡성을 이해하고자 하는 가운데 선택의 주체로서 여성성에 대한 개념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이번 컬렉션은 대담하고 용기 있는 고대 그리스 여성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했다. 당시 여성들이 착용했던 우아한 튜닉 페플로스가 현대적인 이브닝 드레스로 탈바꿈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깔끔한 라인의 드레이프, 넓은 칼라의 재킷, 스커트와 팬츠는 금으로 짜인 하운즈투스, 헤링본과 같은 남성적 소재들 속에서 턱시도로 변신했다.

컬렉션의 주요 모티브인 황금빛 밀 이삭은 다시 한번 여성의 한계 없는 창의성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디올 오뜨 꾸뛰르 패션쇼를 위해 제작된 주디 시카고의 설치작품 ‘여신상’이 로댕미술관 정원에 전시되고 있어 더욱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패션쇼 공간을 여성의 형상으로 생생하게 구현한 그녀의 작품은 이번 패션쇼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수천 송이의 꽃’ 모티브로 장식된 대형 카펫과 함께 ‘코트 오브 러브(중세시대 여성만으로 구성된 연애문제를 다루는 법원)’로 알려진 역사적 요소를 재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여성 예술계 선구자 주디 시카고의 관점으로 디올의 코드가 지닌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극대화해 전세계 여성들의 능력을 개발하고 기여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표현했다.

한편 이날 쇼에는 주디 시카고를 비롯해 배우 모니카 벨루치, 우마 서먼과 아들 리번 로안 서먼 호크 등 수많은 셀럽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사진= 디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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