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며 전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연주자들이 앞다퉈 악성의 작품에 도전하는 행렬을 이어간다. 지휘자 함신익과 심포니 송 역시 올 한해 ‘마스터즈 시리즈’에서 ‘위대한 베토벤과 그의 후예들: 베토벤 탄신 250주년을 기념하며’라는 부제로 함께한다.

신호탄으로 오는 2월 23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첫 번째 마스터즈 시리즈에서 베토벤의 걸작 ‘장엄미사’를 무대에 올린다.

베토벤은 ‘장엄미사’를 두고 여러 차례 ”나의 최고 작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바흐 ‘b단조 미사’ 다음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사곡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베토벤이 평생의 은인이었던 루돌프 대공의 즉위식을 위해 쓰기 시작했다. 규모나 시간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4년에 걸쳐 완성하게 됐다.

흔히 베토벤 이전의 작곡가들이 궁정이나 교회에 재직하며 많은 수의 종교음악을 남긴 것에 비해 프리랜서로 활동했던 베토벤의 종교음악은 그 숫자가 현저히 작다. 오히려 그렇기에 그의 몇 안되는 종교음악은 자발적인 동기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메시지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특히 ‘장엄미사’의 경우 베토벤이 청력을 상실하고, 조카 카를을 두고 벌어진 후견인 분쟁 등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시기에 탄생했다. 음악으로 고통을 승화하는 베토벤의 위대한 정신이 가장 깊게 드러난다. 함신익과 심포니 송이 ‘마스터즈 시리즈’의 심도 있는 연구 자세와 진지함의 정도를 보여주는 선곡이라 할 수 있다.

대규모 편성과 1시간30분에 이르는 긴 연주시간, 베토벤의 음악 세계와 범신론적 종교관이 내포돼 ‘성악과 기악의 거대한 교향곡’으로 다가온다. 그 규모와 깊이로 인해 쉽게 무대에 올릴 수 없는 작품으로 꼽혀왔기에 실황 연주로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소프라노 박하나,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신상근, 바리톤 김기훈이 함께 무대를 꾸미며 국립합창단이 가세한다.

사진=심포니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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