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트렌치코트에 선글라스를 끼고 의리를 위해 복수하는 남자들의 이야기, 영화 ‘영웅본색’이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유준상, 임태경 등 자주 봐오던 캐스팅 속에 반가운 얼굴이 함께한다. 최근 ‘왜그래 풍상씨’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등 TV드라마를 통해 연기를 선보이던 배우 최대철이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8년간 뮤지컬로 돌아올 꿈을 꿨어요. 방송에서 연기하면서 힐링을 위해 혼자 공연도 자주 봤거든요. 뮤지컬 보러다니는데 피가 거꾸로 솟더라고요. 무대에 너무 서고 싶었어요. 그래서 '안 되겠다. 빨리 무대에 서야겠다' 생각했죠”

“공연장 특유의 냄새가 있어요. 그게 너무 맡고 싶더라고요. ‘왜그래 풍상씨’ 촬영 중에 유준상 형이 뮤지컬 한다고 하더라고요. 1주일 망설이고 오디션 봤어요. 혼자 가서 자유곡 부르고, 5시간 뒤에 마크 역할 제안하는 전화받았는데 ‘마크가 누구지? 주윤발?’ 생각하고 너무 기뻤어요”

어린시절 영화 ‘영웅본색’과 주윤발의 미친 연기에 감탄했었다는 그는 영화에서 주윤발이 맡았던 마크 역할로 캐스팅됐다. 여전히 자신의 노래 실력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그는 그토록 원하던 역할을 손에 쥐고는 무조건 열심히 할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마크와 비슷한 성향이라는 그는 인터뷰 도중에도 예리하게 포착한 주윤발의 특성을 직접 선보이는 열정도 보여줬다.

“부담은 없었어요. 무조건 올인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다 쏟아붓자. 노래도 연기도 부족하지만 이건 운이고 기회다. 그러니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한다’ 생각했죠. 열심히는 했어요. 드라마 촬영때 빼고는 늘 연습했으니까”

“영화에서 주윤발이 성냥개비를 입에 무는 장면이 있어요. 성냥개비를 잡는 순간 입꼬리가 올라가요. 그 장면이랑 밥 먹다가 바라보는 눈빛. 그건 진짜 미친 연기에요. 근데 보면 그렇게 하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원래 그런 사람인거다 생각되더라고요. 거기에 중점을 뒀어요. 저도 뭔가 하려고 하기보다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죠”

“인간 최대철은 사실 마크 성향이에요. 친구들 좋아하고, 남자들과 의리 이런 거 좋아해요. 마음속에 아성의 마음도 있죠. 누구나 다 양면성이 있잖아요. 근데 될 수 있으면 마크처럼 남자 간의 의리를 지키는 성향을 선호하죠”

오랜만에 뮤지컬로 돌아온 그는 다시 무대에 섰다는 자체만으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대철은 어린 시절부터 노래부르는 걸 좋아하고, 무용을 전공했다. 거기에 방탈출 카페에 가서 눈물을 보일 정도로 풍부한 감성을 지닌 그는 어쩌면 뮤지컬을 위해 태어난 사람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뮤지컬은 핸드폰 충전하듯 저를 채워줘요. 마크 대사에서도 ‘아직 살아있어’라고 하듯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호르몬 같은 게 나와요. 살아있음을 느끼고 존재 이유, 희열같은 것 느끼면서 심장이 미친 듯 뛰죠”

“사실 첫 공연 첫 곡 끝나고 울었어요. (왕용범)연출님이 내려오셔서 내가 잘 못했나보다 생각했는데 안아주시더라고요. 그때 귀에다 ‘무대로 돌아온 걸 축하해’라고 하셨어요. 눈물이 너무 나더라고요. 대견하게 봐주시고, 원래 칭찬도 잘 안 해주시던 분인데. 그래서 연습 막바지에 작아지기도 했었거든요. 뽑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니 연예인이라서, 배우라서 뽑은 거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오디션 때 노래를 잘했다고. 그러니 고마워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너무 멋있었죠”

“살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 게 무용을 배웠다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무대에서 뒤로 서있을 때도 연기거든요. 등연기. 그게 도움이 돼서 마크를 할 때 움직임은 많이 없지만 내가 관객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아니까 도움이 많이됐죠”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싱글리스트DB, 김수(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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