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 소설도 결국 가장 흡입력있는 스토리는 우리의 평범한 듯 극적인 이야기다. 루이자 메이 올컷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은 아씨들’이 1935년과 1949년, 1995년까지 세 차례나 영화로 제작되고 드라마로도 만들어질만큼 꾸준히 사랑받아온 이유도 결국 거기에 있다.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가족, 사랑, 이별 등 우리 삶에 중요한 가치들은 예나 지금이나 결국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더욱 풍부하고 세련된 치장을 한 2020년 버전의 ‘작은 아씨들’도 여전히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해준다.
1PICK : 더 풍부해진 캐릭터
1995년작을 본 관객이라면 자연스레 영화의 첫장면부터 비교를 하지 않을수가 없을 것이다. 위노나 라이더, 커스틴 던스트, 크리스찬 베일 등으로 기억된 배역이 시얼샤 로넌, 엠마 왓슨, 플로렌스 퓨, 티모시 샬라메 등 새로운 배우들의 연기로 어떻게 보여질지 궁금했다. 티격태격하며 진짜 가족처럼, 친구처럼 유머와 진지함을 넘나드는 배우들의 연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훌륭하다. 눈에 띄는 건 캐릭터를 보여주는 방식에서 느껴지는 깊이다. 각 인물은 각자의 상황에서 한층 풍부해진 감정을 전달한다.
조와 멕, 베스, 에이미는 한 부모를 둔 자매지만 성격과 생각은 가족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다르다. 진취적이고 활달한 주인공 조뿐 아니라 소박하고 가정적인 멕, 누구보다 착하고 헌신적인 베스, 욕심많지만 사랑스러운 에이미가 각자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좀 더 비중있게 다룬다. 이는 우리 주변의 여러 인간상이 가지는 다양한 가치와 모습을 보여주며 그들만큼 다양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2PICK : 인생=소설=추억
마치 가족의 목가적인 집과 자매들의 모습으로 시작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이전 버전과 달리 이번 영화는 출판사 문앞에 선 조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따라 추억이 하나, 둘 떠오른다. 남들이 좋아할 이야기, 잘 팔릴 이야기를 쓰던 작가 조는 추억을 따르는 여정의 끝에서 자신과 가족의 진짜 이야기를 쓴다. 가난이 닥쳐 힘들어도, 동생이 죽도록 미웠어도, 전장에서 돌아온 아빠를 다시 만나 행복했을 때도 모두 추억이고 인생이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주인공인 인생이란 소설을 시작부터 되새기며 스스로 결말을 만들어가게 된다.
결국 우리의 현재를 만들고, 미래를 구상하게 하는 건 원하든 원치않든 자신이 겪어온 희로애락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지는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자전적 소설로 알려진 이야기는 영화도 소설도 결국은 누군가의 인생을 담아낼 때 가장 강력한 공감을 이끌고 재미를 선사함을 보여준다.
3PICK :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한 공감
이야기는 미국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흑인과 여성 인권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시기다. 2020년 현재는 그때만큼 차별과 혐오는 없지만, 여전히 잔재는 남아있다. 특히 여성의 권리와 차별에 대한 문제는 국내에서도 꾸준히 제기되는 이슈다. 영화는 여성이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권리에 대해 얘기하기도 하지만 그것에만 치중하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예술가가 되는 게 꿈일 수도 있다. 옳고그름을 따지지 않는다. 단지 자신의 목표가 무엇이든 개인마다 가지는 가치는 존중돼야 하며 그럴 권리가 있음을 보여주며 이 시대에도 통용되는 가치를 공감하게 한다.
‘작은 아씨들’은 이미 수차례 다룬 원작을 25년 만에 영화로 만든 만큼 어떻게 새로이 표현될지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다. 인물은 더 매력적이며, 이야기는 여전히 깊은 여운을 남긴다. 미장센도 더 아름답고 화려해졌다. 여전히 우리 삶에 가족과 친구는 소중하고, 고향은 그립다. 누구나 아픔을 겪고 행복도 누린다. 영화는 4인4색 마치 자매만큼이나 다양한 관객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전해준다. 러닝타임 2시간15분, 전체관람가, 2월12일 개봉.
사진=영화 '작은아씨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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