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이번 영화는 윤종빈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고, 김광빈 감독, 하정우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특히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는 ‘용서받지 못한자’부터 많은 작품을 함께했고, 김광빈 감독도 당시 스태프로 참여했다. 이에 김남길은 ‘클로젯’ 제작발표회 당시 이들에게 소외감을 느꼈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농담은 어디까지나 농담. 늘 촬영장에서 고생하는 동료들과 스태프의 노고를 잊지않는 그는 공포 영화답지 않게 즐거웠던 촬영현장을 회상하며 함께 작업한 김광빈, 윤종빈 감독에 대한 칭찬과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연극 할 때부터 다 알고 있던 사람들이에요. 우리나라 학연, 지연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한편으로는 꿈을 가진 후배들을 선배로서 끌어주고 도움을 주는 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물론 그래도 없어져야 하겠죠(웃음)”

“한국영화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기회가 줄어드는 건 좀 아쉬워요. 근데 김광빈 감독은 자기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했다는 게 대단해요. 쉽지가 않은데. (제작자 윤종빈은) 충실한 사람이에요. 현장에 다 와있다고 좋은건 아닌데 맨날 와서 현장체크나 제작진, 배우 준비 얼마나 됐는지 애로 사항은 뭔지 체크를 많이해요. 물론 맛집 탐방이 끝나면요. (웃음) 근데 그렇게 오면 스태프도 배우도 든든함이 있어요”

즐거웠던 촬영과 별개로 ‘클로젯’ 시사회 이후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그의 예상대로 호불호가 갈렸다. 새로운 영화적 시도가 돋보인다는 의견도 있지만, 기존 영화들을 짜깁기한 클리셰가 진부하다는 평도 있었다. 김남길은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유지하며 자신이 선택한 영화에 대한 책임감을 보였다. 그가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도 오컬트에 더해진 휴머니즘, 이를 통한 새로움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사회고발적 영화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크게는 오컬트로 가지만 공포 영화에서 놀라게 하고 정말 무서웠다 하는 것보다 사람 관계에서 상처를 주고 치료하고 상처를 준 사람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사랑으로 치료하는 식으로 말이죠. 확실히 마무리를 하고 싶은데 초자연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그런 건 많잖아요. 그러다보니 휴머니즘, 드라마적인 요소들을 많이 첨가하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이야기로 만들게 된 것 같아요”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를 수는 있겠지만 저는 많은 것들을 가져와서 했다는 생각은 못했어요. 사실 5,60년대 영화가 이미 지금 열광하는 것들의 토대라고들 하잖아요. 그래서 지금 어떤 시나리오를 봐도 완전히 새로운 것보다는 갖고있는 것에서 깊이있는 것, 봤을 법해도 크게 나쁘지 않다라는 목표치를 가져가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이번 영화도 여러 가지를 끌어다 썼다기보다 기본 공포 베이스와 오컬트 장르에 인간애, 드라마적인 요소가 들어간거라 생각해요”

대중에게 김남길은 어떤 연기를 하는 배우로 기억될까. 여러가지를 잘하는 배우와 특화된 게 없는 배우라는 인식 사이에서 고민했다는 그는 이제는 자신의 그런 유연성을 장점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김남길은 배우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스스로를 여전히 부족하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다고 말한다. 어쩌면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새로움을 갈구하는 그의 욕심이 지금의 김남길을 만들고 앞으로의 연기변신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은 아닐까.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관객을 생각하면 쭉 한 톤으로만 가면 지루해요. 한사람이 같은 작품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이니까, 사람은 복합적이잖아요. 퓨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다른 입장이) 가미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요. 정통장르나 장면에서는 안되겠지만, 이번 영화 같은 경우는 조금씩 쥐었다 폈다가 허용되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고민했던 게 어느 한 부분에 특화된 얼굴이 아니라서 단점이라 생각했어요. 근데 지금은 유연성있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유연성이 중요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채롭게 해왔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필모가 부족하다고도 생각해요. 어떤 부분에서는 덜 소모돼서 다행이기도 하지만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죠. 요즘 복합적인 장르가 많아지고 있는데, 반대로 멜로나 느와르 액션같은 전통적인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