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는 서서히 변하고 있다. ‘원더우먼’ ‘아쿠아맨’에 이어 ‘조커’까지 히트를 치며 과거의 암흑기를 지워버렸다. 올해 첫 DC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퀸의 황홀한 해방)’는 그 노선에서 탈선하지 않고 개성 가득한 오락영화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 중심엔 할리 퀸, 그리고 여성 캐릭터들이 있다.

# 1PICK: 조커 없는 할리 퀸, 미친 듯이 날아오르다

조커는 족쇄였을까.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단박에 DC 최고의 여성 캐릭터로 자리잡은 할리 퀸(마고 로비)은 원톱으로 나선 ‘버즈 오프 프레이’에서 자신의 진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더 광적이고, 더 날뛰는 할리 퀸은 더 이상 조커가 곁에 있지 않아도 됨을 확신시킨다.

할리 퀸을 빛나게 한 장본인은 바로 마고 로비다. ‘착붙’이란 말이 잘 어울릴 정도로 마고 로비는 할리 퀸과 싱크로율 100%를 자랑한다. 바뀐 헤어스타일만큼 할리 퀸의 숨겨진 매력들이 대방출된다. 때로는 앞뒤없이 덤비다가도, 인간적인 모습까지 보여준다. 코믹북을 찢고 나온듯한 마고 로비의 표정, 행동, 말투 하나하나가 캐릭터의 맛을 살린다.

# 2PICK: 본 적없는 여성 히어로 팀플 액션, 걸크러시 대폭발

‘버즈 오프 프레이’는 할리 퀸, 헌트리스(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블랙 카나리(저니 스몰렛), 르네 몬토야(로지 페레즈) 그리고 카산드라 케인(엘라 제이 바스코)이 뭉쳐 걸크러시의 진수를 보여준다. 섹시함보다는 카리스마를, 마냥 거칠기보다는 유머러스하게 캐릭터들을 설정하고 팀플레이 액션을 펼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나이, 인종, 출신 모두 다르지만 이 다섯 명의 주인공은 힘들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분모 하나로 로만 시오니스(이완 맥그리거)를 상대한다. 겉만 번지르르한 액션보다는 타격감있고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버즈 오프 프레이’에서 쏟아진다.

# 3PICK: 본능에 충실...캐스팅만큼 화려한 OST 라인업

‘버즈 오프 프레이’는 고담시 길거리판 ‘저스티스 리그’처럼 느껴진다.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말은 주인공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본능에 따라가는 주인공들의 행동과 하루의 일을 뒤죽박죽 섞어놓은 이야기는 다른 DC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신선한 설정이다. 샌드위치에 목숨을 거는 할리퀸, 할리퀸의 등장에 달아나기 바쁜 고담시 경찰들 등 병맛 가득한 설정들이 웃음을 유발한다.

여성 히어로 액션 영화답게 OST 라인업도 여성 아티스트들로 가득 채워졌다. 도자 캣의 ‘Boss Bitch’부터 사위티와 갤렉사라의 ‘Sway with me’ 등 일렉트로닉 힙합 뮤직이 ‘버즈 오브 프레이’와 찰떡을 이룬다. 음악만으로도 ‘버즈 오브 프레이’가 보여주고자 하는 영화의 색깔을 그대로 드러낸다. 영화는 중후반으로 흐를수록 안정감을 찾지만 초반에 스토리를 쏟아내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이 부분을 잘 참고 넘어간다면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러닝타임 1시간 48분, 15세 관람가, 2월 5일 개봉.

사진=‘버즈 오브 프레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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