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평론가 겸 방송인 김용민이 결국 ‘거리의 만찬’ MC에서 물러났다.

6일 KBS 측에 따르면 앞서 ‘거리의 만찬’ 시즌2 MC로 발탁됐던 시사평론가 겸 방송인 김용민이 하차 수순을 밟게 됐다.

‘거리의 만찬’은 지난 2018년 7월 파일럿 방송을 시작해 양희은, 박미선, 이지혜 3MC 체제로 운영돼 왔다.

시사 이슈를 보다 가볍게 전달하는 ‘시사 예능’을 표방하며 KTX 해직 여승무원,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문제, 낙태, 두발자유화, 산업재해 피해 근로자, 국회 입법체계, 을지로 재개발, 열약한 소방관 처우, 사벙농단 사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뤄왔다.

이에 최고시청률 5.4%를 기록하며, 11시대 심야 그리고 ‘시사이슈’를 다룬다는 특성에도 탄탄한 시청자층을 안고 갈 수 있었다. 특히나 남성 진행자들이 주를 이루던 시사 프로그램에서 여성 MC들이 보다 유연하게 소재에 접근한다는 점에 있어 큰 사랑을 받았다.

때문에 한국 YWCA연합회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상' 중 성평등 부문, 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주최한 '양성평등 미디어상' 우수상을 받았다.

문제는 시즌2 방송을 앞두고 김용민이 MC로 발탁되며 불거졌다. ‘거리의 만찬2’ 측은 기존 여성 MC 체제 대신 배우 신현준, 평론가 김용민을 내세웠다.

김용민은 2012년 총선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두고 “강간해서 죽이자”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판의 대상이 됐다. 또한 저출산 문제를 두고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자” 등 여성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에 김용민이 새로운 MC라는 보도가 나간 후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가 빗발쳤다.

사진=양희은 인스타그램

여기에 그간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시즌1 출연자들이 마지막 방송 2주 전쯤에야 하차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며 논란에 불티 붙었다. 양희은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거리의 만찬’ 우리 여자 셋은 MC자리에서 잘렸다. 그 후 좀 시끄럽다. 청원이 장난 아니다”라며 박미선, 이지혜와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이에 ‘잘렸다’는 언급이 도화선이 되어 일방적 하차 통보에 힘이 실렸고, ‘거리의 만찬’ 제작진과 김용민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김용민은 같은날 결국 SNS를 통해 자진하차 의사를 밝히며 “존경하는 양희은 선생께서 '거리의 만찬'에서 하차하신 과정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이어받을 수 없는 법입니다”라며 “'거리의 만찬'의 가치와 명성에 누가 될 수 없기에 어제 제작진께 사의를 표했습니다만, 오늘 여러분께 확정지어 알리게 됐습니다. 앞으로 '거리의 만찬'으로 인해 세상이 더욱 밝고 아름답게 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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