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과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2연패했고 지난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두산 베어스가 흔들린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절대 우승후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도 전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선수들이 참가할 정도로 경기력이 뛰어났다.

그러나 두산은 지난 7일까지 치러진 32경기에서 14승 17패 1무로 전체 7위에 머물러있다. 좀처럼 순위가 오르지 않는다. 어린이날 사흘 연휴 홈경기에서 LG에 스윕까지 당했다. 어느새 선두 KIA 타이거즈와 승차가 8.5경기로 벌어졌다. 전문가들의 예상과 크게 벗어나고 있다.

두산의 몰락에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지난해 두산을 지탱했던 선발 '판타스틱 4'의 균열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 장원준이 70승(22패)을 합작했다. 15승 이상을 올린 투수 6명 가운데 무려 4명이 두산 선수였다. 두산의 중간계투가 다른 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도 절대 강자였던 이유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해 3패만을 기록했던 니퍼트는 6경기를 치르면서 벌써 2패(3승)를 당했다. 장원준 역시 3패(2승)를 기록했고 유희관도 7경기에서 2승 1패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보우덴은 부상 때문에 제대로 시동도 걸지 못하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박건우

두번째는 타선의 전체적인 부진이다. 박건우는 지난해 재간둥이 역할을 담당하며 규정타석을 세운 두산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0.335의 타율을 기록했다. 민병헌 역시 타율이 0.325로 뛰어났고 오재원은 0.272로 다소 떨어졌지만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몫을 다해줬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다. 박건우의 올시즌 타율은 0.239로 1할 가까이 떨어졌고 오재원도 0.213밖에 되지 않는다. 타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에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서면 일부 두산 팬들 사이에서 한숨을 쉴 정도다. 오재일도 타율이 0.195에 그치고 있어 중심타선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세번째는 내야진의 실책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유격수 김재호는 지난해 1065이닝 동안 겨우 10개의 실책만 기록했을 정도로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다. 평균 106이닝에 1개꼴이니 정규 이닝으로 계산하면 12경기에 1개 정도였던 셈이다.

하지만 김재호는 올해 223⅓이닝을 치르면서 벌써 5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2배 이상 실책을 기록하고 있다. 내야가 불안하니 덩달아 마운드도 흔들린다.

  

김재호

두산은 이런 총체적인 난국이 얽히고 섥혀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보기에는 조그만 차이 같아도 이러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 무너지는 경우가 속출한다. 지난해 홈에서 치른 72경기 가운데 25패밖에 기록하지 않았던 두산은 올해 18경기에서 벌써 10패(7승 1무)를 당했다. 홈 승률이 5할도 되지 않으니 신명이 나지 않는다.

결국 두산이 부진에서 벗어나려면 보우덴이 돌아와 선발 판타스틱 4가 위용을 자랑하고 타격이 살아나야 하며 수비 집중력도 동시에 살아나야 한다. 두산이 지난해 다른 9개팀을 압도했던 위용을 좀처럼 되살리기 힘든 이유다.

 

사진 출처=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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