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0일은 영화사 뿐 아니라 한국 역사에도 길이 남을 순간이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월드컵 4강에 비견된다. 국경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한국에서 제작된 영화가 영화계의 심장인 미국에서 상을 휩쓸었다는 건 믿을 수 없이 기쁜 일이다.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은 10일(한국시간) 미국 LA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영화상과 각본상까지 무려 4관왕에 올랐다. 한국 최초를 시작으로 각종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오스카 주인공 자리에 올랐다. 봉준호 감독이 세계에 한국영화를 알리고 위상을 드높인 점은 두말 할 필요없는 사실이다.
봉 감독이 '기생충'으로 오스카 철문을 뚫고 물꼬를 텄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한국영화가 세계인을 사로잡고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쥘지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내심 국내 영화팬들은 이번을 계기로 좀 더 자주 시상식 무대에서 한국영화를 맞이하는 자랑스러운 장면을 보고싶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영화계 상황을 보면 봉준호 감독 외에 누가 재도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봉준호 감독은 이미 오래전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괴물' '마더' 등으로 국내에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설국열차' '옥자'등을 통해 할리우드와 협업을 시작하며 세계적으로 입지를 넓혀갔다. 물론 '기생충'이 할리우드와 세계를 겨냥한 작품은 아니다. 한국의 현실, 사회양극화, 빈부갈등 등 사회문제를 특유의 블랙코미디로 곁들여 만든 영화다. 날카로운 주제의식은 세계인을 공감시켰고, 이국적인 요소는 신선함으로 느껴져 오스카는 '짜파구리'를 맛보듯 신세계를 경험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의 팬들 중에는 '기생충'보다 다른 작품의 완성도를 높게 평가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기생충'의 작품성을 폄하하거나 수상 자격을 논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기생충'이 그 자체로 훌륭함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기존 작품들이 오스카의 문턱에 발도 못디딘 반면 '기생충'이 수상까지 했다는 점은 작품 완성도를 넘어 시기적인 운도 작용했음을 인지해야한다는 것이다.
오스카는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 백인 배우, 백인 감독에게만 상을 안겨준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에 89회 시상식에서 흑인 주인공의 삶을 다룬 영화 '문라이트'에게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가져갔다. 그리고 이번 시상식에서도 할리우드 제작 영화에 국한되지 않고, 작품성과 대중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은 뛰어난 작품성과 함께 참으로 시의적절한 때에 출품돼 수상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같은 명작을 꾸준히 만들 역량이 있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고, 어쩌면 오스카 작품상을 2회 수상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을 제외하고 또 누가 도전할 수 있을지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고 세계 영화인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박찬욱, 이창동 등 국내 거장들은 도전할 수 있을지 모른다.
여전히 한국영화는 몇몇 거장을 제외하면 안전성만을 노린 '찍어내기식' 영화생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복되는 클리셰와 진부한 설정, 뻔한 주제의식으로 만든 작품에 스타 배우와 스크린 장악으로 돈벌이에만 신경쓰는 일들도 여전히 남아있다. 물론 상업영화라는게 수익 창출에 목적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포스트 봉준호와 '기생충'을 원한다면 새로운 시도와 다양성을 적극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생충'이 개척한 길을 꾸준히 갈고닦는 일은 봉준호 감독만의 일이 아니다. 영화를 사랑하고 한국영화 발전을 기대하는 영화인이라면 '포스트 봉준호'가 나타나길 기다리지 말고, 새로운 변화를 꾀한 아카데미처럼 과감한 변혁을 고민해야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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