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나은 소소한 희망을 위해 내일도 출근하는 직장인 검사들의 유쾌한 일상을 담은 ‘검사내전’이 16회의 여정을 마쳤다. 

지난 11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연출 이태곤, 크리에이터 박연선, 극본 이현, 서자연, 제작 에스피스, 총 16부작) 최종회에서 이선웅(이선균)은 김인주(정재성)가 단장으로 있는 ‘특별 수사단’에 차출돼, 전국을 뒤흔든 황학민 고검장의 성 접대 의혹을 풀기위해 서울로 향했다. 그러나 최고의 상사였던 인주와의 재회에 벅차오른 것도 잠시뿐, ‘특별 수사단’에서 만난 인주의 변화는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평소와 다름없이 정직한 수사를 하려던 선웅을 “조직은 살아야지요”라며 제지했고, 황학민 사건에 연루된 주요 인사들의 구속을 끝까지 막아선 것. 몰라보게 달라진 인주의 모습에 선웅과 시청자 모두가 안타까운 탄식을 터뜨렸다. 

선웅과 명주(정려원)는 ‘유척의 진짜 주인’도 만났다. 서울에서 잘나갔던 명주처럼 한때 스타검사였지만 검사직과 유척을 모두 내려놓은 그는 담담한 얼굴로 “우리가 세상의 범죄를 다 볼 수는 없죠. 하지만 하나라도 제대로 볼 생각이 아니면, 검사일 그만두는 게 맞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라는 지난날을 고백했다. 선웅과 명주, 그리고 지난 9주간 직장인 검사들의 삶을 함께 걸어온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린 대목이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씁쓸한 변화를 보여준 인주를 뒤로한 채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진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결국 더 작은 지청으로 발령을 받았고, 설상가상 라이벌 형사1부의 남부장(김용희)을 지청장으로 모시게 되는 직장인의 숙명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리고 “어떻게든 서울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던 순간과 달리 진영에 남는 것을 선택한 명주는 그토록 집착했던 유척을 바다를 향해 내던졌다. 그러나 하필이면 바다 청소를 하고 있던 잠수부들과 경찰에게 들켜 쫓기고 말았다. 이처럼 끝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은 엔딩에 “‘검사내전’다운 멋지고, 동시에 유쾌한 마지막”이라는 시청자들의 감상이 줄을 이었다. 지난 9주간 안방극장을 울리고 웃긴 ‘검사내전’, 그 마지막을 되돌아봤다. 

#1. 희로애락 모두 잡은 에피소드와 기발한 연출의 하모니

우리 주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에피소드로 꽉꽉 채워진 ‘검사내전’. 직장인 검사들이 마주한 사건들은 대부분 소소했지만, 그렇기에 더욱 현실적이었고, 보는 이의 무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뿐만 아니라, 학교 폭력과 가정불화, 워킹맘의 고충과 직장 내 성차별, 동료 사이의 갈등, 지역 연고 세력의 문제 등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자연스럽게 녹이며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여기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 전개와 호러부터 코믹,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를 활용한 연출로 매회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 ‘검사내전’은 전에 없던 신선한 드라마를 완성시키며 안방극장의 호평을 받았다.

#2. 믿보 배우들이 보여준 통통 튀는 캐릭터 열연

출연한 배우들이 입을 모아 “너무나 유쾌한 현장이었다”라고 말할 만큼 모두가 즐겁게 캐릭터와 동화돼 연기했다는 ‘검사내전’. 이선균과 정려원은 앙숙으로 만나 점차 동료로 성장한 이선웅과 차명주로 완벽하게 변신,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또한, 만년 2등 형사2부의 직장인 검사들의 매력을 완벽하게 그려낸 이성재, 김광규, 이상희, 전성우. 인자한 지청장이었으나 ‘특별 수사 단장’이 된 후, 변모해버린 김인주의 양면을 완벽하게 연기한 정재성,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감초 수사관 장만옥과 이정환 역의 백현주, 안창환, 매력 넘치는 실무관 성미란 역의 안은진 등 신스틸러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열연이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3. 1%가 아닌 99%를 대변하는 드라마

‘검사내전’은 이미 제목만으로도 검사가 주인공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방송 시작 후, 지금까지 미디어에서 그려냈던 법정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행보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정의를 수호하는 슈퍼히어로나 부패 검사의 양극단이 속한 1%가 아닌, 그들에 가려져있지만 꿋꿋이 맡은 바 역할을 하며 매일을 사는 평범한 99%의 직장인 검사들을 조명했기 때문일 터. 시청자들이 ‘검사내전’을 통해 만난 선웅과 명주를 비롯한 평범한 직장인 검사들은 모든 순간에 세상을 구하는 영웅은 아니었지만, 성공과 실패를 오가며 성장했고, 감동을 선사했다. 일반적인 검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깸과 동시에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이며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빈틈없었던 완성도 높은 드라마”라는 평이 이어진 이유다.

사진=‘검사내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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