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기다리는 카페, 밀리지 않는 시간대의 전철은 책읽기 좋다. 게임하다 동공이 파괴될 것 같거나 허세충만한 SNS가 지겹다면 책을 읽자. 지인들의 지적인 대화에 끼고 싶다면 베스트셀러부터 들여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책과 함께 썸을 타고 싶은 싱글들을 위해 요즘 주목받고 있는 도서 베스트셀러(반디앤루니스 참조) 다섯 작품을 정리했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作 / 놀

'보노보노' 세대를 위로한다. 서툰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서른은 예쁘다' '여자는 매일 밤 어른이 된다' '모든 오늘은 떠나기 전날'을 쓴 저자 김신회 작가가 보노보노를 천천히 음미해 읽으며 아직도 서툴기만 한 우리들을 위로해줄 문장들을 끄집어내 엮은 책이다. 어린 시절엔 마냥 엉뚱하고 귀엽게 느껴졌던 보노보노 속 에피소드와 대사들은 어른이 된 지금 다시 보면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어른은 어른인데, 열심히 살아봐도 인생에 소질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서툰 어른’에게 '보노보노'가 위로의 문장들을 건넨다.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정희재 作 / 갤리온

2010년에 출간된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걷는나무)의 개정판이다. 견딜 수 없던 것들을 견뎌야 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 때문에 슬펐던 사람들의 한없이 외롭던 순간을 버티게 해 준 힘에 대해 설명한다.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은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해 보지만 우리는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 주기를 바라고 있음을 일깨운다. 참으로 애썼다며 진심 어린 칭찬의 말을 건네주길 간절히 원하는 현대인들이 스스로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며 그 시절을 건너도록, 비슷한 외로움을 겪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보낸다.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공지영 作 / 해냄

인기 작가 공지영이 최근 출판한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별들의 들판' 이후 13년 만에 펴내는 소설집이다. 2000년 이후 집필, 발표한 작품들 가운데 21세기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이상문학상 수상작과 신작 산문을 수록한 소설집으로, 끊임없이 장편소설을 집필하면서도 단편소설이 갖춰야 할 소설 미학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다고 평가받은 저자의 최근 작품 경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죽음에 직면한 할머니를 둘러싸고 가족들 사이에 벌어지는 일에 경악하는 소녀의 독백을 비롯해 여러가지 삶을 그린 다양한 이야기를 저자의 매력적인 문장과 속도감 있는 사건 전개로 풀어내렸다.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作 / 민음사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의 작품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작가'의 열세 번째 작품이다. '여성'이라는 젠더적 기준으로 선별된 한국 여자의 인생 현장 보고서. 서민들의 일상 속 비극을 사실적이면서 공감대 높은 스토리로 표현하는 작가의 역량이 1982년생 '김지영 씨'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 고백으로 쏟아낸다. 슬하에 딸을 두고 있는 서른네 살 김지영 씨가 어느 날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스토리는 30대를 살고 있는 한국 여성들의 보편적인 일상을 통해 깊은 공감과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언어의 온도  이기주 作 / 말글터

온도를 지닌 말과 글을 탐닉한다. 버스나 지하철에 몸을 실으면 몹쓸 버릇이 발동한다고 고백한 이기주 작가는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말과 글, 단어의 어원과 유래, 그런 언어가 지닌 소중함과 절실함을 '언어의 온도'에 농밀하게 담아냈다. 따뜻함과 차가움, 적당한 온기 등 나름의 온도를 지닌 언어. 세상살이에 지칠 때 어떤 이는 친구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고민을 털기도 하고, 어떤 이는 책을 읽으며 작가가 건네는 문장으로 위안을 얻게 되는 위력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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