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극 KBS2 ‘아이가 다섯’과 MBC ‘결혼계약’이 새봄 안방극장을 화사하게 물들이고 있다. 각각 최고 시청률 30.1%, 20.4%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는 두 드라마 사이에는 전혀 다른 내용임에도 비슷한 패턴이 있다. '싱글맘'이라는 주제, 현실과 판타지를 버무리는 작가의 필력이다.

 

 

싱글맘의 사랑찾기

보통 주말극에서 2진 커플의 사랑으로 종종 보여온 싱글맘의 사랑을 전면에서 다룬다. 처절하거나 코믹했던 기존의 터치와는 달리 최대한 싱글맘의 현실을 반영한다. 높은 이혼률과 자발적이건 비자발적이건 점차 넓어지고 있는 싱글족의 추세도 간과하지 않았다.

현실의 덫에 발목 잡힌 채 아이를 바라보며 청승을 떨던 과거 드라마 속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팍팍한 현실에 기죽지 않고 ‘애 딸린’이 아니라 ‘애와 함께하는’ 삶을 개척해 나간다. 싱글맘의 사랑이 쉬울 리 없는 현실임에도 시청자가 작게나마 판타지를 꿈꿀 수 있는 이유다. 충분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구질구질하지 않게 그린다. 현실에 바탕을 둔 싱글맘 판타지는 시청자의 충성도를 단박에 끌어올려, 계속 불을 지핀다.

 

작가 필력-⓵ 영화, 단막 두루 거친 정현정

‘아이가 다섯’은 둘이 합쳐 아이가 다섯인 이혼남녀의 재혼 로맨스다.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것도 쉽지 않은데 각자 아이가 둘 셋씩 딸렸다. 난이도 최강의 사랑찾기를 때론 농익은 눈물로 때론 상큼한 설렘으로 그려낸다.

tvN ‘로맨스가 필요해’로 실력을 다지고 공중파로 건너와 ‘연애의 발견’으로 저력을 과시한 정 작가의 주특기는 로맨스물. 최근 ‘아이가 다섯’은 주말드라마 시청률 톱을 달리는 중이다.

 

 

작가필력-⓶ ‘케이블의 김은숙’ 정유경

‘결혼계약’은 각자의 목적을 위해 계약 결혼을 하게 된 남녀의 이야기다. 원래 ‘100일의 아내’라는 가제를 달고 ‘내 딸 금사월’ 후속작으로 물망에 올랐다가 주말극으로 편성시간대를 바꿨다.

노련한 만듦새를 어디서 봤더라 했던 시청자들은 이내 무릎을 친다. ‘최고다 이순신’ ‘넌 어느 별에서 왔니’를 집필한 정유경 작가다.

정 작가는 MBC 베스트 극장을 시작으로 ‘현정아 사랑해’ ‘인순이는 예쁘다’, 영화 ‘국경의 남쪽’ 등의 대본을 쓴 실력파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인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두 남녀의 애틋하고 피로한 사랑이야기에 힘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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