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 프로그램이나 코미디 영화에서 작정하고 웃기려 애쓰면 오히려 관객을 웃기기 어렵다. 대신 진지함 속에서 반전되는 상황과 의도치 않은 말이 튀어나올 때 그것이 유머가 되고 웃음을 안겨주게 된다. 가이 리치 감독의 ‘젠틀맨’이 그렇다. 화려한 캐스팅으로 마약조직의 음모와 배신 이야기를 펼쳤지만, 그 진지함 속에 녹아든 유머가 제대로 반전미를 폭발시키며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 1PICK: 영화 속 영화...스타일리시한 연출

마약업계 거물 믹키 피어슨(매튜 맥커너히)이 은퇴를 결심, 미국 억만장자에게 모든 걸 넘기는 거래를 하려한다. 하지만 그의 마리화나 제국을 노리는 자들로 인해 신뢰는 깨지고, 음모와 배신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를 빌미로 돈을 받아내려는 사립탐정 플레처(휴 그랜트)가 사건을 재구성해 들려주며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의 결말을 향해 간다.

마약조직의 이야기는 새로울 것 없지만, 가이 리치 감독은 곳곳을 독특함으로 꾸몄다. 사건을 재구성하며 영화 시나리오를 읽어 보여주는듯한 휴 그랜트의 모습은 영화 속 영화의 구성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전작 ‘알라딘’으로 OST 대박을 터뜨렸던 것처럼, 흥겨운 힙합으로 음악 영화같은 요소도 더했다. 여기에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연출은 유머와 스릴을 끝까지 유지시키며 탄탄하게 영화를 채운다.

# 2PICK : 4人4色 명품 배우들의 캐릭터 무비!

뭐니뭐니해도 ‘젠틀맨’은 매튜 맥커너히, 휴 그랜트, 콜린 퍼렐, 찰리 허냄 네 배우의 캐릭터무비로서 탁월함을 보여준다. 특급 배우들이 캐스팅되며 이들의 호흡을 기대하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들이 같이 얽히는 장면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따로 또 같이 각자의 개성넘치는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특히 휴 그랜트와 콜린 퍼렐은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독특한 캐릭터로 변신해 유머를 담당한다. 매튜 맥커너히와 찰리 허냄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처럼 진지하고 무거운 연기에 고착화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신선함을 안긴다. 또한 이들이 화려하게 드리블하는 대사와 주고받는 티키타카는 이 영화가 구강‘액션’ 장르임을 부족함없이 뽐낸다. 여기에 조연으로 등장하는 10대 무리는 영화에 찰진 리얼함과 코믹함을 안겨주며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 3PICK : 젠틀하지 않은 가이들의 반전 가득 영화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반전이다. 범죄스릴러답게 믿음과 의심 속에서 인물과 사건은 끊임없이 반전을 거듭한다. 또한 사건의 결과와 무관하게 영화는 매 장면과 대사마다 허를 찌르는 반전을 담고 있다. 진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유머가 터지고, 끝날 것 같은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젠틀맨’이라는 제목도 마찬가지다. 의심과 배신, 복수와 살인이 난무하는 이야기 속 인물들이 아무리 멀끔하게 차려입고 신사다운 말과 행동을 한다고 한들 그들을 젠틀맨이라 칭할리 만무하다. 모든 것에 반전을 담았고, 유머와 서스펜스로 가득 채웠다.

가이 리치(Guy Ritchie)감독은 터프하고 유머러스한 ‘가이(Guy)’들이 ‘리치(rich)’가 되려는 영화를 만들었다. 자신의 이름과 유사한 이야기에 그의 화려하고 다양한 필모의 장점만을 녹여내 완성시켰다. 가이 리치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고, 특급 배우들의 개성만점 캐릭터 연기를 기대하는 팬들이라면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러닝타임 1시간 53분, 청소년 관람불가, 2월 26일 개봉.

사진=영화 '젠틀맨'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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