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만큼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고통도 커져갔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1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간병살인을 선택해야 했던 사람들과 어려움에 처한 간병가족의 고백이 전해졌다. 국내 가정 돌봄 환자는 100만명, 간병인 가족의 우울증 호소는 54%였다. 그만큼 간병인과 환자 모두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간병살인은 징역형만 받을 수 있으며 가해자 중 많은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분명 범죄지만 범죄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재산에 따라 국가에서 제공하는 복지서비스의 차이가 있었다. 우리나라 복지서비스는 좋지만, 허점이 존재하는 것이었다.

노령인 간병인이 노령인 환자를 돌봐야하는 ‘노노간병’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고령화 사회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현상이었다. 고령의 치매 남편을 6년째 간병하는 할머니는 제작진을 남편에게 소개하고, 자식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기억을 되찾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남편은 가족의 얼굴을 못 알아봤다.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인생의 기억. 그보다 문제는 성격이 180도 바뀐 것이었다.

할머니는 “암 환자는 어느 정도 선이 있는데 치매 환자는 그 선이 없다”며 간병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노노간병에서 흔히 발견되는 건 건강문제였다. 할머니는 “디스크에다가 협착증이 왔다. 수술하라는데 한달 입원해야하더라. 가서 입원할 수 없었다”며 남편을 두고 떠날 수 없다고 전했다. 노인 간병인의 가장 큰 어려움은 신체적인 문제였다.

전문가는 “단기보호 서비스가 있는데, 인프라 자체가 부족하다”고 했다. 치매환자는 70만명인데, 이들을 맡아줄 곳은 100여곳에 불과했다. 건강보험료에 장기요양보험이 있다. 등급도 1~5등급, 그리고 인지지원등급으로 나뉘어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다. 20%만 자부담을 하는 1~2등급과 달리 4등급인 할아버지는 100%인 180만원을 다 지출해야한다. 식비는 제외된 것이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전문가는 “요양할 수 있는 곳이 부족하다”고 했다. 2018년 장기요양기관 평가 중 E긍급이 21%를 차지했다. 요양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곳도 있었다. 반씨는 치매의증 아버지를 위해 요양보호사를 영입했지만 국가에서 해줄 수 있는 건 3시간 뿐이었다. 반씨는 “간병비가 어려운 거다. 하지만 간병비를 아끼려고 하는 순간, 모든 일상이 정지된다”고 전했다. 매달 400만원 지출하는 반씨. 장기요양급여만으로 지금의 일상을 이어갈 수 없었다.

간병인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이유는 실직 및 근무시간 단축으로, 50%가 넘었다. 다중간병인 최씨는 “치매로 생겨난 어머니의 의심 때문에 활동 보조인의 방문이 어려워졌다. 뭐를 계속 훔쳐간다고 하시더라”며 고통스러워했다. 이씨는 직장 때문에 주말에만 어머니를 돌볼 수밖에 없었다. 이씨 오빠가 반복적으로 화장실과 주방을 오갔다. 이씨 오빠는 인지능력이 없었던 것이었다. 오히려 이씨가 아닌, 이씨 어머니가 오빠를 돌보고 있었던 것. 이씨의 고통은 더욱 심해졌다.

이씨의 상태가 걱정됐다. 전문가는 “전반적으로 우울증도 심하고 신경쇠약도 심해 무기력증이 보인다”며 “약물치료도 받아야하고 입원해야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전했다. 간병인들은 88.3%가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10명 중 3명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봤다고 했다. 이씨의 어머니가 방문심사를 거부해 보험료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 가족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전문적인 솔루션이 필요했다.

전문가가 이씨 집을 찾았다. 숙련된 사회복지사답게 어머니의 경계심도 사라졌다. 이씨에 적합한 솔루션은 무엇일까. 사회복지사는 “엄마에 대한 책임감, 오빠에 대한 연민 때문에 이씨가 버티고 있는 거 같다. 삼자가 각각 서비스를 받도록 사회단체나 복지시설을 연결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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