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과 환자, 그들이 잡을 수 있는 지푸라기가 필요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1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간병살인을 선택해야 했던 사람들과 어려움에 처한 간병가족의 고백이 전해졌다. 국내 가정 돌봄 환자는 100만명, 간병인 가족의 우울증 호소는 54%였다. 그만큼 간병인과 환자 모두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간병살인은 징역형만 받을 수 있으며 가해자 중 많은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분명 범죄지만 범죄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재산에 따라 국가에서 제공하는 복지서비스의 차이가 있었다. 우리나라 복지서비스는 좋지만, 허점이 존재하는 것이었다.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는 노노간병도 늘어났고, 치매환자도 많아져 간병인들의 고통은 더 커졌다.

극단적 선택을 한 노부부가 있었다. 10년간 신문이 배달됐지만, 노부부가 사라지기 4일 전 신문배달을 끊었다. 이웃에 따르면 할머니는 20년 전 치매를 겪에 됐고, 할아버지가 홀로 할머니를 돌봤다. 부부는 자주 가던 복지관도 사망하기 전 발길을 끊었다. 복지관 관계자는 “기초수급자에서 탈락했다”며 이유를 밝혔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기초수급자에서 제외됐지만 허리가 아파 돈을 벌 수 없었던 할아버지, 거기에 10년 동안 산 집에서 나와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집이 허물어지던 날은, 노부부가 바다에 몸을 던진 날이었다. 노부부는 제주 여행이 끝났을 때 되돌아갈 집이 없었다. 전문가는 “할아버지가 ‘끝났다’고 생각했을 거다”고 전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고령화가 20년 이상 빠르다. 일본 이와테현 하나마키시에서도 간병살인이 일어났다. 하나마키시는 간병인의 정신적인 고통을 전수조사로 알아내, 이들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환자를 중심으로 도움이 이뤄지지만, 일본에선 간병인의 부담을 줄일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었다. 간병인이 지쳐 무너지면 비극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문상담원는 간병인이 심적으로 고통을 받거나 경제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지자체에 보고를 한다. 시민 10명 중 3명이 노인인 하나마키시. 한 가족의 비극에서 지자체는 숙제를 얻게 됐다. 하지만 한국 노부부의 비극은 우리의 숙제로 남아있게 됐다. 노부부의 비극이 일본 사가마하라시에서도 일어났다. 이에 사가마하라시에서는 간병인 서비스를 더욱 철저하게 실시했다.

일본에는 ‘케어매니저’라는 제도가 있다. 케어매니저는 집안 환경, 가족 구성, 그 사람의 생활사 전부를 평가하고 간병계획을 세운다. 케어매니저는 지자체가 관리한다. 20년간 간병해온 남편, 그리고 아내. 그들의 삶을 바다에서 끝내고 싶진 않았을 것이다. 할아버지의 시신은 수습됐지만, 할머니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이들이 잡을 수 있는 건 없었다. 전문가는 “그 배를 사회가 태운 건 아닌가 싶다. 이건 지금부터라도 해야한다. 아직도 없는 시스템이다”라며 간병인을 위한 시스템이 하루빨리 만들어지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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