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400년을 한 여자만을 기다려온 영혼이 있다. 그는 죽지도 살지도 않은 영원한 삶을 사는 남자 '드라큘라'. 그의 기구한 삶에 한 줄기 빛과 같은 '미나'. 드라큘라는 미나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고 미나는 치명적인 그를 거부하지만 마침내 받아들이기로 한다. 어차피 신을 등진 드라큘라와 미나의 앞에 더 가혹한 운명이 그 둘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드라큘라'는 주인공 드라큘라의 시간을 초월한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로,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천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2004년 브로드웨이 공연 이후 스웨덴, 오스트리아, 영국, 캐나다, 일본 무대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국내 초연과 재연에서도 웅장하고 환상적인 무대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2020년 ‘드라큘라’는 김준수, 류정한, 전동석이 드라큘라 역을 맡는다. 특히 김준수는 2014년 초연을 시작으로 2016년 재연, 올해 삼연까지 자신만의 완성형 드라큘라를 만들어냈다.

김준수는 자신의 특색 있는 보컬과 가창력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더 했다. 도입부 드라큘라가 변신하는 장면에 나오는 넘버 ‘Fresh Blood’와 반 헬싱과 대결을 펼치는 ‘It’s Over‘는 관객들에게 전율을 선사한다. 강렬한 보이스와 빚어내는 오케스트라 하모니는 락킹한 사운드까지 느껴져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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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김준수는 섹시미와 퇴폐미로 알려져 있다. 강렬한 빨간색으로 탈색한 머리와 화려한 반지를 착용한 손가락과 손짓은 관객의 시선을 가로챈다. 금방이라도 홀려버릴 것 같은 흡입력을 갖춘 눈빛은 관객을 뮤지컬 '드라큘라'로 초대한다.

지난 2010년 '모차르트'로 뮤지컬 무대에 처음 선 김준수는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티켓파워는 물론이고 실력까지 다 갖춘 완성형 배우로 성장해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하며 완벽히 무르익었다.

드라큘라가 400년 동안 사랑한 여인 미나 머레이 역은 조정은, 임혜영, 린지가 맡았다. 드라큘라의 유혹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미나 머레이. 하지만 끝내 그를 받아들이고 그를 갈망하며 그와 영원을 약속한다. 특히 임혜영이 연기한 캐릭터는 사랑하는 드라큘라를 떠나보내야 할 때는 눈물을 훔치는 관객이 보일 정도로 여운과 감동을 선사한다. 2016년 이미 재연 때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온 김준수-임혜영의 연기 앙상블은 믿고 보는 조합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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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헬싱’ 역은 강태을과 손준호이 맡아 강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뱀파이어 헌터로서의 모습 이면에 감춰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손호준은 등장부터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우아하고 기품 있는 보이스로 극의 품격을 더했다. 이미 손준호와 김준수는 ‘엘리자벳', '엑스칼리버'에 이어 호흡을 맞춰온 탓에 빈틈없는 연기 호흡을 자랑하며 극의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2014년 초연 당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만든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팀이 참여해 높은 완성도를 이뤄낸 바 있다. 웅장하면서도 입체적인 무대를 위해 국내 최초로 ‘4중 턴테이블 무대’를 완성해 ‘제9회 더뮤지컬어워즈 무대상’을 수상하기도. 이번 공연에서도 배우들의 동선과 오차 없이 돌아가는 무대는 환상적인 기운을 불어넣어 관객의 눈을 즐겁게 만든다. 삼연을 통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된 스토리는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해 특히 2부의 경우는 짧게만 느껴질 정도로 긴 여운을 남겼다.

프리뷰 기간을 끝낸 뮤지컬 ‘드라큘라’는 2월 14일부터 정식 공연에 들어갔다. 샤롯데씨어터 자체가 뮤지컬 전용 극장이라 웅장한 사운드는 물론이고 여타 다른 공연장과 다르게 무대석과 훨씬 가깝게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 있어 생동감 넘친다. 오는 6월 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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