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으로 한국 영화사를 다시 쓰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 흐름을 이어 베를린 영화제에서도 한국영화가 수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사진=싱글리스트DB / 영화 '도망친 여자' 포스터

베를린 영화제는 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 프랑스 칸 영화제와 더불어 세계3대 영화제로 불린다. 올해 제 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경쟁부문에 홍상수 감독의 '도망친 여자', 초청부문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에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 포럼익스팬디드에 김아영 감독의 '다공성 계곡2: 트릭스터 플롯'이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은 2008년 '밤과 낮', 2013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그리고 2017년 배우 김민희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네 번째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이번에 초청된 그의 24번째 장편영화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번도 떨어져 지낸 적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주인공 감희가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이번에도 그의 연인 김민희가 주연을 맡았고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등이 함께 출연한다. 

홍상수 감독은 이혼과 관련한 사생활로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번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여전히 능력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과연 그가 오스카의 영광을 이어받아 또 한번 한국영화계에 쾌거를 전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싱글리스트DB / 영화 '사냥의 시간' 포스터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은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됐다. 수상을 노리는 부문은 아니지만 한국 영화 최초로 초청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간의 숨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이번 작품은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이 의기투합했다. 영화 '파수꾼'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윤성현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아영 감독의 '다공성 계곡2 : 트릭스터 플롯'도 포럼익스팬디드 부문에 초청됐다. 포럼부문은 젊은 감독 지원을 목적으로 시작했으며 신인감독들의 작품들이 많이 상영된다. 또한 실험적인 영화나 알려지지 않은 과거의 뛰어난 작품 등을 재발견해 상영하기도 한다. 김아영 감독의 이번 초청작은 SF영화 같은 비디오 아트다. 이번 작품은 광물이자 데이터 클러스터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그가 시공간 이동을 꾀하다 불시착한 뒤 벌어지는 일을 통해 이주와 난민 문제를 다룬다. 김아영 작가는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원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 김아영 작가 '다공성 계곡2: 트릭스터 플롯'

한편 베를린 영화제에서 우리나라는 19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은곰상을, 1994년에는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이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했다. 이어 2004년에는 김기덕 감독이 '사마리아'로 감독상, 2005년에는 임권택 감독이 명예황금상을, 2007년에는 박찬욱 감독이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은 2011년 박찬경 감독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제작한 단편영화 '파란만장'으로 단편 최고상인 금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 2016년에는 이동하 감독의 퀴어 영화 '위켄즈'가 파노라마 다큐 부문 관객상, 2017년에는 배우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한국 최초로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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