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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지상 "나는 원래 내성적…선생님 울린 반항아"

한지상(35)이라는 배우의 성장은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혜성처럼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슈퍼스타가 아니다. 조연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성장했다. 2005년 '그리스'의 로저 역이 그의 첫 뮤지컬이었다. 이제는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면 연기 춤이면 춤 뭐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어 '믿고 보는 배우'로 통한다. 거기다 쇼맨십까지 갖췄다.

넘치는 끼로 '흥지상'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의외로 한지상은 자신이 '극도로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고백했다. 지난 12일 서울 동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지상은 고백과는 달리 여유가 넘쳤다. 인터뷰를 시작하자 "Shall we start?"하고 농담을 던지는 사람에게 어떻게 '내성적'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있겠는가. 그를 이렇게까지 변화시킨 건 대체 뭐였을까. 답은 '연기'였다.

 

 

"원래 배우하기에 굉장히 부족한 성격이다. 배우를 꿈꾸지 않았다. 그러다가 대학 들어가서 연기를 처음 접했을 때, 몰랐던 저를 발견하게 된 거다. 아직도 기억한다. 대학교 1학년 즉흥연기 시간이었다. 내가 당시 수능도 여러 번 실패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꿈도 없고 힘들었다. 정서적으로 방황을 많이 했다. 억눌려 있었던 걸 연기 수업 시간에 다 폭발시켰다. '나보고 어떡하라는 거야!'하고 욕도 하면서 마음대로 소리를 질렀다. 끝나고 나니까 동기들이 박수를 쳐 줬다. 그때 나 같은 사람도 솔직하게만 전달하면 연기라는 걸 할 수 있겠구나 느꼈다."

그렇게 연기를 시작했지만 순탄하게만 흘러가진 않았다. 그는 소위 말하는 반항아였다. '호랑이 연출가'로도 유명한 이지나 당시 성균관대 교수에게도 그는 못된 제자였다.

"나는 양아치였다. 말도 안 듣고 연습도 안 했다. 그땐 노래도 못했다. 내가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게, 이지나 연출가님 진짜 무서운 모습은 나밖에 모른다. 밖에서 배우들 대할 때보다 학생들 대할 때 목소리가 한 옥타브가 더 올라간다. 지금은 많이 유해지신 거다. 내가 반항을 하도 하니까 선생님이 우셨다. 선생님한테 반항한 학생은 내가 유일무이하다."

 

 

그는 배우 생활을 하겠다고 결심한 이후로도 소속사에서 사기를 당하기도 하는 등 고난의 길을 걸었다. 우여곡절 끝에 뮤지컬 '그리스' 오디션에 붙었고 그렇게 뮤지컬 배우가 됐다. 프로 배우가 되겠다는 일념 하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작품에 매진했다. 한지상이라는 배우를 완성하기 위한 그의 부단한 노력은 피와 땀 그 자체였다.

"내가 마이클 조던 광팬이다. 근데 그분에게 천재라고 말하면 아마 싫어할 거다. (마이클 조던은) 진짜 연습벌레다. 김연아는 탑에 오르기 위해 연습을 안 했겠나? 자극받으려고 김연아씨 영상을 자주 챙겨 보는 보는 데 정말 대단하다. 그분들을 타고난 천재라고 보는 건 실례라고 생각한다. 난 그만큼 대단하지도 않지만 정말 연습을 많이 했다."

2007년 뮤지컬 '스위니토드'를 하면서 그는 벽을 느꼈다. 당시 '스위니토드' 라인업에는 홍광호, 양준모, 임태경, 류정한 등 가왕이 가득했다.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음을 느꼈다. 광호를 만나자마자 초면에 노래 좀 가르쳐달라고 했다. 틈만 나면 물어보면서 배웠다. 그 뒤 독학으로 보컬을 단련했다. 노래방을 정말 수없이 다녔다. 나를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어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흥과 에너지를 발산해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나만의 무기를 단련시켜나갔다."

 

 

2014년 드라마 '장미빛 연인들'의 박강태 역으로 뮤지컬 무대에서 브라운관으로 발을 넓혔던 한지상은 작년에도 드라마 '워킹 맘 육아 대디'의 차일목을 맡으며 입지를 다졌다. 2015년에는 영화 '스리 썸머 나잇'으로 스크린으로까지 진출했다. 최근에는 '마차타고 고래고래'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첫 주연을 맡은 영화를 보면서 그는 부끄러움을 금치 못했다고 밝혔다.

"많이 부족한 모습을 시사회 때 확인했다. 무대에서 이천 명의 관객들에게 내 마음과 에너지를 전달하는 형식과 카메라를 통해 전달하는 건 정말 다르다. 시사회때 손으로 눈을 가리고 손 틈으로 봤다. 연기 조언을 주변에서 많이 받았는데 결국은 현장에서 느껴야 하는 것 같다. 같은 뮤지컬이라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받은 조언을 '두 도시 이야기'에서 적용할 수 없듯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우리 조한선 박효주 배우가 잘 이끌어줬다."

18일 개봉하는 '마차타고 고래고래'는 고등학교 시절 밴드부 멤버였던 네 친구가 어른이 돼 '1번 국도'라는 밴드를 재결성한 후, 어린 시절 꿈꿨던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떠나는 신나는 청춘 버스킹 영화다. 국내 최초로 뮤지컬과 영화 동시 제작에 나서 화제가 된 작품으로, 뮤지컬 '고래고래'의 공연에 이어 뒤늦게 영화 버전이 정식 개봉하게 됐다. 영화에서 한지상은 밴드 1번국도의 보컬 민우로 분해 꿈을 향해 도전하는 청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굉장히 도전적인 영화다. 즐기는 건 편하게 즐기실 수 있을지도 몰라도 만드는 건 굉장히 도전적인 작업이었다. 음악과 로드무비를 결합한 장르가 우리나라에서 쉽사리 나올 수 있는 장르는 아니다. 누가 음악이랑 결합해서 로드무비를 찍겠나. 그걸 좀 의미 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데뷔 13년 차 배우 한지상에게 앞으로의 포부를 물었다. 그는 "이상향을 포부로 내뱉기보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알고 미래로 가고자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인터뷰 때마다 이상향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 나가야 한다.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가 있어야 이상향을 향해 걸어갈 수 있다. 지향점을 잡을 수 있는 위치에 가는 게 내 지향점이다."

 

사진 제공=아시아브릿지컨텐츠

 

 

인턴 에디터 진선  sun27d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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