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세번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벌어진다. 4강 신화를 창조했던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광도 있었지만 2007년 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는 16강에 오르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신태용 감독을 포함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사표를 던진 선수들은 1983년 4강 신화를 뛰어넘는 성적을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미 평가전에서 남미 챔피언 우루과이를 2-0으로 꺾는 등 자신감도 가득하다. 기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등 조별리그에서 만날 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어떤 기적이 나올지 모르는 일이다.

2017년 FIFA U-20 월드컵이 전주에서 20일 열리는 A조 조별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수원과 인천, 대전, 천안, 서귀포 등 전국 6개 구장에서 다음달 11일까지 22일 열전에 들어간다.

한국을 비롯해 전통의 강호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이란, 일본, 기니, 세네갈, 미국, 멕시코 등 24개 팀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를 통과한 16개 팀의 토너먼트를 거쳐 우승컵의 주인공을 가린다.

FIFA U-20 월드컵은 한국 축구에 영광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아픔의 역사도 함께 들어있다. 일본에서 열린 1979년 대회를 통해 첫 출전한 한국 축구는 1983년 멕시코 4강 신활르 만들어냄으로써 역사를 만들어냈다.

또 1991년 포르투갈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남북 단일팀을 구성, 8강까지 올랐다. 하늘색 한반도기를 가슴에 품고 뛴 남북 단일팀은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고 아일랜드와 2차전에서는 후반 44분 극적인 동점골로 1승 1무를 기록, 8강 진출에 일찌감치 다가서기도 했다. 브라질과 8강전에서는 1-5로 완패했지만 남북 단일팀은 당시 세계 축구계의 관심이 대상이 됐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1997년 대회는 한국 축구에 충격을 던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던 한국은 2차전에서 티에리 앙리와 다비드 트레제게가 버틴 프랑스에 2-4로 완패하더니 브라질과 3차전에서는 무려 10골을 내주며 3-10 참패를 당했다.

하지만 2003년 대회 16강, 2009년 대회 8강, 2011년 대회 16강, 2013년 대회 8강 등 2003년부터 2015년 사이에 벌어진 7번의 대회 가운데 4차례나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아시아 지역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2015년 대회를 제외하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3연속 조별리그 통과 기록도 세우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국내에서 벌어지는 대회인만큼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을 넘어 더욱 높은 곳까지 가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미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은 1983년 대회 4강 신화를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AGAIN 1983' 수준이 아니라 'BEYOND 1983(1983년을 넘어서)'이 목표다. 4강 신화를 넘어서겠다면 이는 최소한 결승 진출까지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이승우와 백승호 등 FC 바르셀로나 듀오가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고 윤종규, 임민혁(이상 FC 서울), 우찬양, 이승모(이상 포항), 한찬희, 이유현(이상 전남), 이상헌(울산 현대) 등 K리그 클래식 팀에 몸담고 있는 선수도 있다. 대학 선수들도 신태용 감독의 조련으로 강력한 경기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이 조별리그를 1위 또는 2위로 통과한다면 토너먼트에서도 꽃길이 열린다. 조 1위에 오를 경우 전주, 천안, 전주의 순서로 16강전부터 4강전을 치르게 된다. 조 2위에 올라도 천안, 대전, 대전의 순서여서 이동거리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반면 조 3위로 토너먼트에 오른다면 16강전은 서귀포-수원-전주의 순서로 다소 이동거리가 늘어나는 일정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신태용호는 조별리그부터 토너먼트 최후의 순간까지 경기력을 최대치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신태용호의 출발점은 바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일 기니전이 된다. 기니전에서 승리한다면 신태용호의 목표대로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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