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이라는 이름으로 1977년 처음으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은 어느덧 한국에서 40년의 역사를 맞았다. 2년마다 벌어지는 이번 대회는 21번째 FIFA U-20 월드컵이다.

역대 대회 성적을 보면 가장 많이 결승에 올랐던 팀은 전통의 강호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이전 20번의 대회 가운데 무려 12번이나 4강까지 올랐고 이 가운데 9번이 결승 진출이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은 6회의 아르헨티나이고 브라질은 5회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동안 FIFA U-20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비롯해 포르투갈, 세르비아(이상 2회), 가나, 스페인, 구 소련, 독일, 프랑스(이상 1회) 등 모두 아홉 팀이다. 결승 진출의 경험을 갖고 있는 팀까지 합친다면 우루과이, 나이지리아(이상 2회), 멕시코, 카타르, 일본, 체코(이상 1회)까지 15개 팀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가운데 두번째로 우승을 많이 차지한 브라질은 남미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세르비아와 가나, 스페인, 러시아(구 소련)도 없다. 역대 우승을 차지했던 아홉 팀 가운데 다섯 팀이 빠졌다. 또 결승 진출의 경험이 있는 나이지리아, 카타르, 체코도 없다.

그렇다고 6회 우승의 아르헨티나가 강력한 것도 아니다. 아르헨티나는 남미 최종예선에서 4위로 가까스로 턱걸이했다. 포르투갈 역시 유럽 예선에서 4강에서 만족해야 했고 독일은 유럽 예선 5위로 턱걸이했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는 그동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새로운 팀이 탄생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남미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한 아르헨티나와 2위 콜롬비아가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힌다. 또 북중미에서는 멕시코가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추고 있다.

유럽지역에서는 한차례 우승 경험을 갖고 있는 프랑스가 만만치 않다.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앞세워 2013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프랑스는 선수 대부분이 프로에서 뛰고 있을 정도로 경기력이나 조직력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다.

또 릴리앙 튀랑의 아들인 마르쿠스 튀랑(소쇼)이 공격수를 맡았다. 마르쿠스 튀랑은 아직까지 소속팀에서 데뷔골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이미 2015년부터 프로를 경험한 선수다. 만약 유럽에서 우승팀이 나온다면 단연 프랑스라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U-20 대표팀은 성인 대표팀과 달리 전력이 비교적 평준화되어 있다. FIFA 월드컵과 달리 세르비아, 가나 등이 정상에 올랐고 나이지리아, 일본, 카타르까지 결승까지 오른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실제로 FIFA U-20 월드컵에서는 이변이 여러차례 연출되곤 했다.

한국 역시 이변의 주인공이었다.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는 멕시코와 호주를 연달아 꺾고 8강에 오른 뒤 8강전에서 우루과이를 꺾고 4강 신화를 만들어냈다. 브라질과 4강전에서도 현재 경남FC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종부가 전반 14분 선제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물론 1-2 역전패를 당한 뒤 폴란드와 3~4위전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1-2로 져 입상하진 못했지만 한일 월드컵 이전까지 한국 축구의 명예로운 훈장이었다.

이처럼 이변이 많은 대회이기 때문에 섣불리 우승팀을 점칠 수는 없다. 경기력 수준이 크게 차이가 나는 일부 팀을 제외하면 전력차는 그렇게 크지 않다. 일단 조별리그만 통과하면 토너먼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조별리그를 통과할 16개 팀이 모두 우승후보가 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이 내심 4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대로 우승후보라고 하더라도 조별리그에서 덜미를 잡힌다면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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