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의 2016~2017 시즌도 막을 내렸다. 2015~2016 시즌만 하더라도 델레 알리는 물론이고 에릭 라멜라 등 동료 선수들과 주전 경쟁에서 이겨내지 못했지만 불과 한 시즌만에 위치가 바뀌었다.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다음 시즌부터는 손흥민의 출전 빈도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손흥민의 출전이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골도 많이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4골을 넣는 등 모두 21골을 넣은 손흥민이 이대로라면 2년 뒤에 '전설' 차범근도 넘어설 수 있다.

일단 손흥민은 한 시즌만 놓고 봤을 때 차범근의 기록을 하나 넘어섰다. 손흥민이 한국인 최초로 유럽리그에서 20골을 넘어서면서 차범근이 갖고 있던 한 시즌 정규경기 최다골 기록이었던 19골을 깼다.

하지만 아직 손흥민이 한국 축구의 전설인 차범근을 완전히 넘어서려면 할 일이 너무 많다. 차범근은 물론이고 2000년대 한국 축구의 전설이 된 박지성이 이뤄냈던 일도 아직 손흥민은 하지 못했다.

손흥민이 가장 먼저 이뤄내야 할 것은 바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성적이다. 박지성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모두 2차례 뛴 경험이 있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몸담으면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3번 경험했지만 이 가운데 1번은 출전 명단에 끼지도 못했다. 그 1번이 억울하게도 맨유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2007~2008 시즌이었다.

결국 손흥민이 11살 위의 박지성을 넘어서려면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가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결승전에서 활약하면서 소속팀을 우승까지 이끌어내야 한다.

차범근의 기록도 더 꺠야 한다. 차범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98골을 포함해 모두 121골을 기록했다. 아직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정규리그에서 59골을 넣었고 통산으로 따져도 78골이다. 리그 기준으로는 40골을 더 넣어야 하고 통산 기준으로 44골을 기록해야 차범근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

이정도라면 손흥민은 최소 2년 안에 차범근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 물론 2016~2017 시즌에 보여줬던 뜨거운 득점력이 계속 이어지고 확실하게 선발 요원으로 뛸 때 얘기다. 손흥민이 갑작스럽게 슬럼프에 빠진다면 그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A매치 역시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아직 A매치 17골로 차범근의 58골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차범근 뿐 아니라 황선홍(50골), 박이천(36골), 김재한(33골), 최순호, 이동국(이상 30골), 허정무, 김도훈(이상 29골), 최용수, 이태호(이상 27골), 이영무, 박성화(이상 24골) 등 넘어서야 할 대선배가 줄줄이다.

손흥민은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골 기록도 깨지 못했다. 손흥민이 깬 기록은 한 시즌 정규경기 최다골 기록이고 리그 기록은 넘어서지 못했다. 한 시즌 리그 최다골 기록은 여전히 차범근이 갖고 있는 17골이다.

손흥민이 무려 10차례나 리그에서 교체출전하는 등 시즌 중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14골을 넣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꾸준히 선발 출전이 주어질 것으로 보이는 다음 시즌에는 충분히 넘어설 수 있는 기록이다.

한편 손흥민은 오는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25일까지 한국에서 팀 도료 카일 워커, 케빈 빔머, 벤 데이비스 등과 함께 팬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는다. 또 손흥민은 26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홍콩 클럽인 키치SC와 친선경기를 갖기 위해 일시 출국한 뒤 한국으로 되돌아와 카타르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을 대비한다.

<사진출처=토트넘 핫스퍼 공식 페이스북>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