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이 칸영화제에서도 김민희와 연인 사이임을 주저없이 밝혔다.

 

 

22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그 후'의 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민희, 권해효, 조윤희, 김새벽 등 '그 후'의 주역들이 참석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2015년 9월 개봉한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비롯해, '그 후' '클레어의 카메라' 등으로 연달아 함께 작업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어떤 영감을 주는 존재인지 알고 싶다'는 질문을 받자, "너무 많이 말했던 것"이라며 마주보며 웃었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내가 영감을 받는 건 없고, 너무 존경하고 좋아하는 감독님과 작업하는 게 기쁘다. 계속 같이 하더라도 감독님과의 작업은 항상 새롭다. 작업방식 등 모든 것에서 자극을 많이 받는다. 할 수 있다면 작업을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상수 감독은 "내게 배우들은 중요하다. 장소와 배우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고 입을 열었다. 홍상수 감독은 "한국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듯 김민희는 내 연인이어서 더 많은 영감을 얻는다. 함께 작업하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앞서 홍상수 감독은 지난 2월 열린 베를린영화제에서 김민희와 연인 사이임을 언급했고, 이어 3월 국내에서 진행된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를 인정했다. 이번 칸영화제에서도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김민희는 '상을 하나만 받는다면 자신이 받는 것이 좋은지, 혹은 감독이 받는 것이 좋은지' 질문에 대해 "제가 어떻게 대답할 것 같으세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김민희는 "저는 그런 욕심 같은 건 전혀 없다. 수상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심사위원분들의 선택이고 행운이다. 결과적으로 받게 되면 감사드리는 거지 먼저 받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번 홍상수 감독님의 '그 후'가 좋아서,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겠단 그런 생각만 조금 했다"고 말했다. 

'그 후'는 비겁한 유부남 봉완(권해효)의 불륜을 소재로 삼았다. 봉완은 출판사 직원 창숙(김새벽)과 사랑에 빠지지만, 그의 아내(조윤희)는 회사에 첫 출근한 신입 아름(김민희)을 불륜 상대로 오해해 소동을 벌인다. 권해효와 조윤희는 실제 부부 사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권해효는 '그 후'에서의 연기에 대한 질문에 "제가 어떤 마음으로 연기를 하는지 특별하게 정해져있는 것 같진 않다. 홍상수 감독님은 내가 아는 한 현장을 가장 완벽히 장악하는 분이다. 나는 그 안에서 주어진 역할에 충실히 봉사하는 거다"며 "그렇다고 인형이 되는 건 아니지만, 권해효의 색깔이 홍상수의 영화에 묻어날 것이라고 본다. 그 이상의 의도는 없다. 그 롱테이크를 해 내는 것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머리가 돌지 않는다"며 폭소했다. 

또한 권해효는 배우로서의 성장에 대한 질문엔 "내 아내같은 사람과 함께 살아서, 아니면 홍상수 감독님 같은 사람을 만나서 내가 좀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윤희는 실제 부부로서 '그 후'에서의 연기를 펼친 것에 대해 "실제 부부지만 연기이지 않나. 관련해 불편한 점은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조윤희는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에 출연하게 돼 감사드린다"며 "홍상수 감독님의 작업방식이 독특해서, 캐릭터를 분석하거나 준비할 수 없다. 다만 삶의 매 순간에서 일어나는 작은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계속 질문을 던지고 같이 생각해보자고 하는 작업들이지 않나. 우선 대본을 숙지하고, 연기를 할 때 감독님이 무엇을 그리고자 하시는 걸까, 그것에 맞게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사진=뉴스엔, '그 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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