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신태용호라고 해야할까. 이승우와 백승호 등 FC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고 있는 두 어린 선수들이 2경기 연속 득점포를 터뜨리며 '거함' 아르헨티나를 꺾었다.

아르헨티나가 최근 들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별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의 후배들이 있는 팀이다.

U-20 한국 축구대표팀이 통산 6회로 역대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를 무너뜨리며2연승으로 손쉽게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U-20 월드컵에서 남북 단일팀이 출전했던 지난 1991년 포르투갈 대회 이후 26년 만에 다시 만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다시 한번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7 FIFA U-20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승우의 선제골과 백승호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마르셀로 토레스의 후반 5분 만회골에 그친 아르헨티나를 2-1로 꺾었다.

기니와 첫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던 한국은 2승으로 승점 6을 확보,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기니와 1-1로 비긴 잉글랜드(1승 1무, 승점 4)를 제치고 단독 선두가 됐다. 특히 A조 3위의 기니(1무 1패, 승점 1)와 승점차를 5로 벌려 남은 1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최소한 조 2위를 확정짓고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오는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16강에 오르게 된다.

아르헨티나가 첫 경기에서 잉글랜드에 0-3으로 완패했다고는 하지만 경기력만 놓고 보면 오히려 한 수 위라는 평가였다. 그렇기에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상대하기가 버거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조 추첨식 때 아르헨티나를 A조로 뽑았을 때 파안대소를 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착실히 준비하며 U-20 한국 축구대표팀을 역대 최강으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신태용 감독은 포백이 아닌 스리백 전술로 파이브백과 혼용하면서 아르헨티나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후반 5분 토레스에게 만회골을 내주긴 했지만 이후 추가시간까지 40분 넘는 시간 동안 아르헨티나의 날카로운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골키퍼 송범근(고려대)의 눈부신 선방쇼도 게속 이어졌다.

또 역시 이승우와 백승호는 물건이었다. 이승우는 전반 18분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휘저으면서 단독 드리블 돌파로 골을 만들어냈다. 이승우의 '클래스'를 보는 순간이었다. 백승호는 전반 42분 조영욱(고려대)이 상대 골키퍼의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아르헨티나를 무너뜨렸다.

전반에 터진 2골은 아르헨티나가 후반에 대공세를 펴는 계기가 됐지만 후반 5분 토레스에게 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한국의 수비 역시 칭찬받기에 충분했다. 이승우와 백승호도 공격 자원임에도 우리 진영까지 내려와 몸을 던지는 수비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국에 덜미를 잡힌 아르헨티나는 그야말로 망연자실이다. 비록 남미 예선을 4위 턱걸이로 통과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세계 최고의 유망주 자원이 모여있는 팀이다. 하지만 잉글랜드전에 이어 한국전에서도 패하면서 탈락 위기에 몰렸다.

아무리 조 3위도 와일드카드로 16강에 나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골득실이 -4나 되기 때문에 기니와 마지막 경기에서 최소 2골차 이상으로 이기지 못한다면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물론 아르헨티나가 기니를 꺾지 못한다면 최하위로 탈락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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