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스포츠 축제가 올스톱되고 있다. 이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등 유럽 축구리그는 중단됐으며 미국 4대 스포츠 역시 연기된 상태다. 17일(한국시각) 밤 2020 도쿄올림픽과 유로2020 등의 운명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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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은 올해 치러지는 스포츠 축제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일어났지만 차근차근 올림픽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앞에서는 좌절할 수 있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7일 긴급회의를 통해 올림픽 개최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했던 1월 말부터 각종 올림픽 예전전이 취소됐다. 축구, 3대3 농구, 권투 등 아직까지 예선을 치르지 못한 종목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올림픽이 올해 7월, 제때 열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루 전만 해도 IOC는 유럽, 미주 지역 권투 예선을 중단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올림픽 예정대로 할 것”이라고 계속 말해왔지만 상황은 안 좋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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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일본 경제 매체 머니 보이스는 “IOC가 이미 올림픽 개최 중지를 결정했다”며 “일본 올림픽 조직위원회(JOC)와 아베 총리에게 통보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지금 이 사실을 공표하면 패닉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발표를 주저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5월에 공표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고 했다.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도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스포츠닛폰이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890명 중 77.8%가 도쿄올림픽 연기 또는 취소에 답했다. 만약 도쿄올림픽이 취소된다면 역대 4번째 취소 대회가 된다. 1916년 베를린올림픽이 1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됐고, 1940년 도쿄올림픽, 1944년 런던올림픽은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개최되지 않았다. 일본은 두 번째 올림픽 취소 위기에 놓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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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만큼 전세계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유로2020도 문제가 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날 유로2020 대첵 회의를 진행한다. 올해 6월부터 열릴 예정인 이 대회는 유럽 국가대항전으로 유럽 최고의 국가를 가린다. 특히 올해는 한 국가에서 열리는 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본선, 토너먼트가 열릴 예정이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유로2020 개막전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다. 이미 이탈리아에선 확진자가 2만7000명을 돌파했고 스페인은 9000명, 프랑스와 독일은 60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왔다. 유럽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 단계라 앞으로 더 많은 환자가 나올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이탈리아는 UEFA에 유로2020 연기 요청을 했다. 현재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떠오르는 건 대회 1년 연기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각 리그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다. 어떻게 하든 확실한 답이 없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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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20 이외에도 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의 남은 일정도 UEFA는 고민해야 한다. 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모두 토너먼트 진행 중이었다. 영국 BBC는 “당분간 유럽에서 축구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며 “유로2020 연기는 거의 확실시됐다”고 전했다. 또한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모두 토너먼트를 단판으로 치르는 것도 논의 대상이다”고 밝혔다.

IOC와 UEFA가 쉽게 대회 취소, 연기를 결정하지 못하는 건 경제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막대한 금액의 중계료, 스폰서 비용 등이 이번 사태와 얽혀있다. 유럽 각 축구리그도 마찬가지다. 이미 수조원의 돈이 증발한 상황에서 잘못 결정했다간 더 큰 돈을 잃을 수 있어 신중히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사상 초유의 사태가 계속 발생한 상황에서, IOC와 UEFA가 더 큰 사태를 만들 필요는 없다. 이들이 과연 현명한 선택을 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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