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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여자들...‘하이에나’ 김혜수 vs ‘티파니’ 오드리 헵번

화제리에 방영 중인 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 1회부터 인상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한 변호사 정금자(김혜수)가 멀쩡한 모습으로 혹은 얻어터져 멍투성이인 얼굴로 굴지의 대형로펌 송&김 사옥을 올려다보는 신이다. 이른 아침이건 밤이건 주변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보도 한복판에 서서 넋나간 듯 주시하는 모습에 행인들은 희안해하며 쑤근댄다.

사진=SBS '하이에나' 제공

1961년 개봉된 할리우드 로맨스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선 역시 검은 선글라스와 미니 블랙드레스 차림에 아메리카노를 한손에 든 여주인공 홀리(오드리 헵번)가 인적 드문 새벽녘, 옐로캡에서 유유히 내려 뉴욕 맨해튼 5번가 티파니 보석상 쇼윈도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60여 년의 시간차를 둔 드라마와 영화 속 금기를 가볍게 뛰어넘기 일쑤인 자유분방한 두 여주인공은 뉴욕의 상류사회, 대한민국 법조계 이너서클에 진입하기를 열망하는 밑바닥 인생이다. 정글과 같은 대도시에서 생존 투쟁 중인 홀리와 정금자는 각각 부와 상류층의 상징인 티파니 그리고 강남의 고층빌딩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투사한다.

홀리는 뉴욕의 낡은 아파트에서 홀로 살아가며 부유한 남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화려한 신분상승을 꿈꾼다. 어느날 폴(조지 페퍼드)이라는 가난한 청년작가가 홀리의 아파트로 이사를 오면서 서로를 향한 호감을 싹틔워가지만 결정적인 순간 홀리는 폴을 밀어낸다. 텍사스 시골마을 농부의 아내 룰라매였던 홀리는 신분을 세탁한 뒤 뉴욕으로 흘러들어온 인물이다. 누군가에게 구속되기를 거부하면서도 어느 새 새장 안에 스스로를 가둬버린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스틸컷

정금자는 고아로 버려져 입양된 가정에서 가정폭력을 당하고, 어머니까지 죽인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아버지가 자신을 찌른 척 위장해 그를 교도소에 수감시킨 어두운 과거사를 지녔다. 정은영에서 정금자로 이름을 바꾸고, 검정고시를 거쳐 위험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 그는 건달, 조폭 뒷치닥거리마저 마다하지 않은 채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가리지 않은 채 야전을 누비며 이력을 쌓아왔다. 그리고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송&김의 파트너 변호사로 입성했다. 사사건건 부딪히던 금수저 엘리트 변호사 윤희재(주지훈)의 애정공세에 직면해서는 “딱 당신에게 어울리는 그 세계에서 품위있게 살라” "나를 안다고 착각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사진= SBS '하이에나' 제공

극단적 빈부격차 상황, 꿈과 현실의 괴리감에 흔들리는 상처투성이 여성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들의 욕망은 어디로 고개를 향할까. 할리우드 영화는 홀리의 진실한 사랑찾기로 마침표를 찍었다.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의식 및 라이프 스타일의 급속한 변화가 이뤄진 현재의 정금자 상황은 조금 더 복잡해 보인다.

더욱이 가석방된 양아버지는 복수심에 불타 의뭉스런 협박을 이어가고, 송&김 내 노회한 하이에나들(이경영 김호정)은 쓰고 '버리기 좋은 카드'인 그를 줄세우기 위해 혈안이다. 가끔은 어린아이 같은 윤희재는 기존의 냉정한 쿨가이 외피를 벗어던지곤 뜨거운 심장으로 직진해오고 있으니.

용원중 기자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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