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이하(U-20) 한국 축구대표팀이 토너먼트에서 '지옥의 길'을 걷는다. 그러나 고생 끝에 낙이 있다. 지옥의 길만 제대로 뚫으면 정상이라는 천국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16강전과 8강전만 넘으면 4강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가 모두 끝난 가운데 한국을 비롯해 잉글랜드, 베네수엘라, 멕시코, 잠비아, 포르투갈, 우루과이, 이탈리아, 프랑스, 뉴질랜드, 미국, 세네갈 등이 각조 2위 안에 들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또 조 3위 중에서는 코스타리카와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상위 4개팀에 들어 와일드카드로 역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한국이 토너먼트에서 만날 팀은 만만치 않다. 일단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포르투갈을 만난다.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 유럽 예선에서 4강에 들었을 정도로 강팀이다. 잉글랜드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조별리그 1, 2차전은 부진했지만 마지막 3차전에서 이란에 2-1 역전승을 거둬 분위기도 좋다. 선수 대부분이 FC 포르투, 브라가, 스포르팅 리스본 등 포르투갈 프리메이에라리가 명문팀 유스 또는 B팀에서 뛰고 있어 조직력도 뛰어나다.
한국이 8강에 오른다고 해도 다음달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날 상대는 우루과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루과이의 16강전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여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기긴 했지만 당시 우루과이는 몸을 푸는 목적으로 주전 상당수를 뺀 상태였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16강전과 8강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이 4강에 오르면 다음달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는 베네수엘라, 일본, 미국, 뉴질랜드 가운데 한 팀을 만난다. B조에서 단 1골도 잃지 않고 3연승을 거둔 베네수엘라가 만만찮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일본이나 미국, 뉴질랜드와 붙을 수도 있다. 만약 한국이 뉴질랜드와 만나게 되면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이 결승전까지 오른다면 맞대결 상대는 프랑스가 될 확률이 높다. 프랑스는 유럽 예선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인데다 최근 유스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별리그에서도 뉴질랜드, 온두라스, 베트남 등 한 수 아래의 팀들을 상대로 크게 힘들이지 않고 무실점 3연승으로 16강 진출을 쉽게 거머쥐어 체력적으로도 우수하다.
다만 프랑스의 16강전 상대가 이탈리아라는 것이 변수다. 또 한국의 반대편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잉글랜드 등 유럽의 4개 팀이 모두 몰려있고 아프리카 예선 우승팀 잠비아와 세네갈, 북중미 강호 멕시코도 있다. 강호들끼리 치고받는 난타전이 예상돼 결승에 올라온다고 해도 체력이 많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 FIFA U-20 월드컵 토너먼트 일정
▲ 16강전
베네수엘라 - 일본 (5월 30일 오후 5시, 대전월드컵경기장)
대한민국 - 포르투갈 (5월 3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
우루과이 - 사우디아라비아 (5월 31일 오후 5시, 수원월드컵경기장)
잉글랜드 - 코스타리카 (5월 31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
잠비아 - 독일 (5월 31일 오후 8시, 제주월드컵경기장)
멕시코 - 세네갈 (6월 1일 오후 4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
프랑스 - 이탈리아 (6월 1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
미국 - 뉴질랜드 (6월 1일 오후 8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 8강전
베네수엘라/일본 - 미국/뉴질랜드 (6월 4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
대한민국/포르투갈 - 우루과이/사우디아라비아 (6월 4일 오후 6시, 대전월드컵경기장)
프랑스/이탈리아 - 잠비아/독일 (6월 5일 오후 5시, 수원월드컵경기장)
멕시코/세네갈 - 잉글랜드/코스타리카 (6월 5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
▲ 준결승전
대한민국/포르투갈/우루과이/사우디아라비아 - 베네수엘라/일본/미국/뉴질랜드 (6월 8일 오후 5시, 대전월드컵경기장)
프랑스/이탈리아/잠비아/독일 - 멕시코/세네갈/잉글랜드/코스타리카 (6월 8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
▲ 3~4위전
6월 11일 오후 3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
▲ 결승전
6월 11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