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대 대선 당시 기호 5번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얻은 득표율은 6.2%, 200만명의 유권자가 그에게 표를 던졌다. 비록 유력 후보 5인 가운데 꼴찌를 차지했지만, 그가 얻은 200만표는 사표가 아닌 살아 있는 표로 의미를 더하는 중이다.

승자 제일주의 정치판에서 낙선후보에게 박수와 격려가 쏟아지는 이례적인 현상은 이를 입증한다. 흙수저 정치인 심상정이 선거기간 내내 ‘심블리’ ‘2초 김고은’ ‘심크러쉬’란 닉네임을 달고 다니며 돌풍을 일으킨 이유는 삶의 현장에서 체화한 정치철학이 구체성과 선명함을 지녔기 때문이다. 청년, 노동, 여성, 성소수자, 비정규직,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적 외침이 국민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28일 방송된 ‘SBS 스페셜’의 ‘꼴찌, 심상정이 남긴 것’은 이 같은 내용을 안방극장에 실어 날랐다. 이날 시청자들은 아름다운 꼴찌 스토리를 써내려간 심상정과 그의 남편, 아들에 큰 관심을 보였다.

 

■ 14년차 전업주부, 노동운동가 출신 이승배

1956년생으로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경기고, 서울대 동양사학과 75학번으로 시위를 하는 바람에 무기정학을 당해 83년 뒤늦게 졸업했다. 심상정 대표의 서울대 선배이며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심 대표가 수배를 당해 도망하던 시절 서울대 동문이자 노동운동 동지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소개로 만나 연애감정을 싹 틔어오다 화촉을 밝히게 됐다. 결혼 당시 37세, 34세였다. 심 대표가 국회의원이 되자 성공한 정치인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살림을 전담하기로 자원해 14년째 전업주부 역할을 해오고 있다.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자 외조자다.

 

■ 대안학교 출신 훈남 아들 이우균

큰 키에 훈훈한 외모, 시원시원한 성격과 유머감각을 방송에서 보여준 아들 이우균 군은 성남에 있는 대안학교인 ‘이우학교’를 졸업했다. 심 대표는 아들에 대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문학이나 예술분야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정규 교육과정을 포기하고 대안학교에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경희대 철학과에 진학한 그는 제19대 대선 선거전 동안 엄마를 도와 적극적으로 유세에 나섰다. 얼굴이 공개되고 난 뒤 네티즌 사이에서는 배우 이제훈 닮은꼴로 유명세를 치르며 일약 정치인 2세 스타덤에 올랐다.

 

■ 구로동맹파업 주도 노동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 심상정

교사 아버지의 딸로 교육자가 되기 위해 서울대 사범대 역사교육학과에 입학했다. 재학 시절부터 ‘될성부른 떡잎’이어서 80년 서울대 내에 최초로 총여학생회를 창설하고 노동운동을 위해 구로공단에 위장취업해 대우어패럴에서 여공으로 활동하며 여성 노동자들의 의식화 및 노조결성에 주력했다.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최초의 동맹파업인 구로동맹파업을 1985년 주도해 지명수배를 당한 뒤 장기간 도주를 벌이다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창단 직전 수배 9년 만에 체포됐다. 만삭의 몸으로 법정에 섰던 그는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고 이후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사진출처= SBS 'SBS 스페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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