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림항에서 배로 10분 정도 가면 도착하는 비양도(飛揚島)가 '혼행족'이 즐겨 찾는 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 본섬과 동떨어진 한적한 이 섬에서는 번잡한 생활에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어서다.

 

 

고현정·조인성 주연의 드라마 '봄날'의 배경이 된 이곳 비양포구에 도착하면 70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과 맨 먼저 마주하게 된다. 마을 안 돌담길은 폭이 좁으면서도 아기자기하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없던 섬이 갑자기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비양도’인 이 섬에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시작한 것은 고려 말 때부터라고 한다. 1000년이 훌쩍 넘었다. 섬 곳곳에서는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이 섬의 탄생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섬 중심에는 해발 114m 높이의 비양봉이 있다. 비양봉 등산로에는 대부분 나무 데크가 깔려 있어 편안하게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20여분 걷다 보면 하얀색 등대가 방문객을 맞는다. 비양봉 정상 등대에서는 멀리 제주 본섬에 있는 한라산과 마을들을 조망할 수도 있다.

 

 

비양도 동남쪽의 염습지인 펄랑못에는 해송·억새·대나무·황근·해녀콩·갯잔디 등 251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청둥오리와 바다갈매기 등 철새가 날아든다.

해안을 따라 난 3.5㎞의 해안 길과 아기자기한 마을길, 비양봉에서 바라다 보이는 풍경은 나 홀로 성찰과 치유를 즐기는 혼행족에게 안성맞춤이다. 많지 않은 현지인들이 다정하게 말을 걸어줘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혼행족의 관심을 끈다.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이면 충분하다.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섬을 돌 수도 있다. 포구 근처에 있는 커피 판매점에서 만화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도 좋다. 서너 곳의 식당에서는 대부분 보말(고둥)을 넣고 만든 보말죽이 기본 메뉴다. 여름에는 시원한 해삼물회, 소라물회 등 각종 물회를 판매한다. 섬 안에는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업소도 있다.

 

 

비양도로 가는 배는 한림항 비양도 선착장에서 하루 3차례(출발 기준 9:00, 12:00, 15:00) 왕복한다. 관광객이 몰리면 추가 운항이 이뤄지기도 한다.

사진출처=flic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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