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메신저 n번방 논란 속 국내 여성 아이돌 그룹을 비롯한 연예인들의 얼굴 등을 성인 비디오(AV) 배우 등과 합성한 사진, 영상을 공유하는 이른바 '성인 딥페이크물' 전용 비밀방이 다수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27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텔레그램에서 연예인을 소재로 한 '성인 딥페이크물' 전용방을 4개 확인했다. 이중 여성 아이돌 가수를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전용 방에는 최대 2000명이 넘은 회원들이 딥페이크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방은 초대 등으로 유입되는 n번방과 달리 모두 복잡한 가입 주소를 직접 확보, 입력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비밀방으로 운영됐다.

보도에 따르면 가장 많은 인원이 있는 채팅방에는 500여개의 성인 딥페이크물이 올라와 있었다. 방 이름에 'Ver.4'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아 폭파와 재결집이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현재 운영중인 Ver.4 방은 지난 13일 새로 개설된 것으로 확인됐다. 

텔레그램 특성상 문제의 사진과 영상을 직접 발견해 삭제를 요청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음란물을 걸러낼 모니터링 수단이 전혀 없다. 국산 메신저 카카오톡 등은 금칙어 모니터링 등을 하고 있고 음란 정도가 심할 경우 계정 정지나 삭제 조치 등을 한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에 불법촬영물을 삭제해달라는 메일을 보내면 2~3일 뒤에 해당 사진·영상이 삭제되지만, (수사를 위해) 게시자 인적사항을 제공해달라는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수사의 어려움을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25일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출범, 유명인 합성 성인 딥페이크물도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취재 내용을 전달받은 디지털성범죄 특수본 관계자는 "엄정 수사로 척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민갑룡 경찰청장도 "(디지털 성범죄 관련) 모든 불법행위의 접촉과 흔적을 찾아서 철저하게 불법 행위자를 퇴출하고 그 행위에 상응하게 엄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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