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 드라마 중 원작을 가지고 새로 선보이는 작품이 많다. 특히 드라마는 인기 웹툰을 실사화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처럼 자리 잡았다. 영화계에서는 웹툰보다는 기존 영화를 새롭게 리메이크한 작품들이 흥행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작품을 한국 스타일로 변형하거나 크로스젠더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들을 알아본다.

# 해외 흥행작 국내 리메이크 '정직한 후보'

지난 2월 개봉한 라미란 주연의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는 해외 작품을 리메이크했다. 영화계에서는 다소 낯선 브라질에서2014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 'O Candidato Honesto'를 원작으로 한다.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다. 원작 역시 거짓말이라는 소재가 주는 코믹한 상황과 더불어 당시 브라질의 현실을 시원하게 꼬집어 비판하며 자국 흥행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속편이 개봉하기도 했다.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쟁이 국회의원이 누구에게도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원작의 큰 틀을 가져가되 우리 현실에 맞는 유쾌함으로 재해석했다. 스토리와 완성도에 다소 아쉬움은 있지만 배우들의 코믹 연기와 비판적 주제의식을 유려하게 코미디로 녹여냈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현재 극장 상영과 동시에 VOD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화 '뮬란'

1998년 개봉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은 당시 전 세계 3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달성한 디즈니 최고 흥행작 중 하나다. 그리고 22년 뒤인 2020년 '뮬란'은 당시 어린이들의 꿈을 이뤄주듯 실사화로 재탄생했다. 디즈니 스튜디오 라이브 액션 영화 중 최대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원작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스토리와 스케일을 예고한다. 

다만 흥행 걸림돌은 한국에서 유역비의 이미지다. 유역비는 지난해 홍콩내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시위와 관련, 중국 정부를 지지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과연 '뮬란'이 주연배우 논란을 딛고 디즈니 명작 실사화를 보고픈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뮬란’은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유역비)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잔인무도한 적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병사가 돼 역경과 고난에 맞서 위대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3월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연기된 상태다.

# 크로스젠더 리메이크 '애프터 웨딩 인 뉴욕'

대체로 리메이크 작품은 시공간의 변화, 배우의 교체 정도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봉을 앞둔 바트 프룬디치 감독의 '애프터 웨딩 인 뉴욕'은 원작 캐릭터의 성별을 바꾸는 크로스젠더 방식을 시도해 주목받고 있다.

영화는 수잔 비에르 감독의 2006년작 '애프터 웨딩'을 리메이크 했다. 인물의 성별은 바뀌었지만 명배우 캐스팅은 변함이 없다. 원작에서 매즈 미켈슨의 역할은 미셸 윌리엄스가, 롤프 라스가드가 맡았던 역할은 줄리안 무어가 연기한다.

한편 '애프터 웨딩 인 뉴욕'은 인도에서 아동 재단을 운영 중인 이자벨(미셸 윌리엄스)과 뉴욕 거대 미디어 그룹 대표 테레사(줄리안 무어)의 운명적인 만남과 선택을 다룬 작품이다. 남성의 이야기를 여성의 이야기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과연 어떻게 새로운 해석을 더하고 의미를 전달하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영화는 오는 4월 23일 개봉한다. 

# 동일 원작 다른 영화 '더 터닝'

미스터리 고딕 호러로 주목받는 '더 터닝'은 가정교사 케이트가 어느 날 갑자기 대저택의 마지막 주인이 된 플로라와 마일스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대저택과 아이들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이 있다. 바로 2001년 니콜 키드먼 주연의 '디 아더스'다. 

하지만 유사한 콘셉트에 반해 분명 줄거리는 차이가 있다. 두 작품이 동일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각자의 스타일로 재구성됐기 때문이다. 원작은 헨리 제임스의 호러소설 '나사의 회전'이다. '나사의 회전'은 유령을 소재로 여인과 아이들의 관계를 중심에 둔 심리 소설이다.

동일 원작을 감독 개성에 따라 다르게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심인물의 차이도 눈여겨 볼 만하다. '디 아더스'에서 니콜 키드먼이 중심이 된 것과 달리 '더 터닝'에서는 케이트(맥켄지 데이비스)와 더불어 대저택의 미스터리한 두 아이, 마일스(핀 울프하드)와 플로라(브루클린 프린스)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4월 2일 개봉한다.

사진=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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