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을 강타할 DC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 '원더우먼'(감독 패티 젠킨스)이 드디어 언론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히어로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한 차세대 액션 스타의 탄생만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 '원더우먼'은 오는 11월 개봉하는 '저스티스 리그'에 대한 기대감 역시 증폭시키며 스크린을 압도했다.

'원더우먼'은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의 공주 다이애나 프린스(갤 가돗)가 섬에 불시착한 조종사 스티브 트레버 대위(크리스 파인)를 통해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전투에 대해 알게 되고, 신들이 주신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낙원을 뛰쳐 나와 1차 세계 대전의 지옥 같은 전장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는다.

 

◆ 언니의 성장일기는 '짠내'가 난다

우리가 슈퍼히어로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중 하나다. 그저 햇병아리 같던 주인공이 온갖 우여곡절을 겪고 성장해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스토리는 전세계 만국 모든 히어로 팬들의 취향을 저격하기 마련이다. '원더우먼' 역시 마찬가지다. 이상적인 땅 아마존에서 전투력을 키우며 자란 다이애나는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살던 낙원을 뛰쳐 나온다.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 하더라도 진정한 전사가 되려면 확신과 용기, 그리고 깨달음이 요구된다. 전장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직접 목격한 다이애나는 정의감에 불타오르지만 이내 자신의 선택이 섣불렀음을 깨닫는다. 험난한 여행을 함께한 스티브를 통해 인간이 선하고도 나쁠 수 있으며 인류가 서로 사랑할 수 있음을, 또 그렇기에 구원할 가치가 있음을 깨달은 다이애나는 자신의 앞에 닥쳐온 최대의 슬픔을 넘어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게 된다.

 

◆ 언니의 액션은 빈틈이 없다

여성 히어로는 무비팬들 사이에서 '꽃' 취급을 받기 마련이다. 히어로의 강력한 능력은 제외하고 오로지 아름다운 외모만 부각시킨 채 성상품화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원더우먼은 "아레스를 죽여버리겠다"며 섬을 뛰쳐나가는 엄청난 결단력에서부터 그런 취급을 사절하고 있다. 자신의 한계를 깨기 위해 가파른 절벽을 주먹으로 박살내가며 등반하는 장면부터 총을 가진 독일군들과의 전쟁, 광적인 루덴도르프 장군과 최강의 빌런 전쟁의 신 아레스와 겨루는 장면 등에서 빈틈 없는 액션신을 선보였다.

이렇게 강력한 아마존 전사로 보이기 위해 배우 갤 가돗은 9개월 동안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일주일 중 6일이나 훈련에 매진한 가돗은 강도 높은 벌크부터 웨이트 들기, 심혈관 훈련을 받았고 양궁과 칼 싸움, 승마, 무술을 연마한 끝에 온몸을 활용하는 훌륭한 액션신을 선보일 수 있었다.

 

◆ 언니의 착장은 사랑이다

2017년 버전의 원더우먼은 더욱 세련되고 강력한 패션으로 돌아왔다. 진실을 말하게 하는 헤스티아의 올가미, 총알을 튕겨내는 건틀렛, 부러지지 않는 갓킬러, 무적의 방패, 원더 우먼을 상징하는 티아라까지 모조리 갖춰야만 원더우먼 스타일링의 풀세트다. 특히 다이애나가 전장에서 티아라를 쓰고 갑옷을 드러내며 원더우먼으로 변신하는 순간은 모든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빼앗는 명장면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는 원더우먼의 다양한 패션이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영국이 최초로 제작한 서프러제트를 연상시키는 여성 군복, 파티장에서 입은 푸른 드레스는 지적이면서 우아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 언니의 사이다 드링킹 발언은 일품이다

사랑과 지혜, 정의의 본보기인 원더우먼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관객은 박장대소하고 감격하기도 한다. 아마존을 벗어나는 배에서 스티브와 나눈 섹스에 대한 속 시원한(?) 담론을 비롯해 비도덕적인 리더들에게 한 소리 하는 장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전장에서 고통받는 민간인과 군인들을 목격한 원더우먼은 스티브의 만류를 뒤로한 채 "내가 해결해야 할 일이죠"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전장에 뛰어들어 '걸크러쉬'를 유발한다. 

러닝타임 141분, 12세 이상 관람가, 5월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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